팀워크가 중요하다며 왜 개인 시간은 무시하나요?”
[초퇴사자 12화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그녀는 신입사원이었다. 입사한 지 석 달, 일이 서툰 것도 모자라 회식 분위기까지 익숙하지 않았다.
입사 전 들었던 말과는 달랐다.
“우리 회사는 회식 강요 없어요.”
그런데 진짜 강요는 없었다. 대신 눈치와 기류가 있었다.
“어, 이번 주 금요일 회식 있는데~ 다들 시간 비워놔요!”
팀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참석은 자유”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불참한 동료가 그다음 주부터 따돌림당하는 걸 그녀는 봤다.
그래서 그녀도 자리를 지켰다. 금요일 밤 11시까지, 다음 날 오전엔 일찍 출근해서 주말 근무까지 했다.
“야근 끝나고 회식 가면, 그건 또 야근이죠.”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혼자 사는 집, 잠깐의 저녁, 운동 한 시간, 그런 사소한 것들이 몹시 그리웠다.
그 시간에 그녀는 회식에서 소맥을 말고, 선배의 썰을 웃으며 들어야 했다.
“요즘 MZ들은 참 싸가지가 없어~”
“그렇게 해서 조직생활 하겠어?”
잔을 비울 때마다 던져지는 잔소리는 누적된 공격이자 시험 같았다.
한 번은 조심스레 말했다.
“오늘은 가족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겠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말.
“요즘 애들은 다 핑계대고 빠져나가려 해.”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한 달 뒤, 그녀는 사직서를 냈다.
“팀워크가 중요하다며 왜 개인 시간은 무시하나요?”
퇴사 면담에서 남긴 그 한마디는 인사팀 슬랙방에 회자됐고, 몇몇 후배들에겐 속 시원한 전설이 되었다.
그녀는 이제 퇴근 후 요가를 하고, 주말엔 여행을 떠난다.
일보다 삶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그녀를 매일 웃게 한다.
그 후 그녀는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소맥 대신 생강차를 마시는 카페에서, 무표정한 누군가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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