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0일 위원장 일지 - 권리수호운동 준비완료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 과거 사건에 대한 회상일기입니다.
유진기업 노동조합의 ‘권리수호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
조합원 독려와 현장 순회를 마치고, 위원장이 남긴 기록입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권리수호운동’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태업, 파업, 준법투쟁 등으로 불리는 쟁의행위가 ‘사회적 갈등’으로만 비춰지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권리수호운동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합법적 대응입니다.
부당한 해고와 교섭 회피, 일방적인 조직개편에 맞서 조합원 스스로가 참여하고 지켜내는 투쟁이자 축제입니다.
믿고 함께해달라 말했고, 믿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며칠, 가장 많이 하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하루
주말을 이용해 조합원 독려 전화를 돌렸고,
오늘은 반차를 내고 서서울공장의 조합원 동지들을 만나러 다녀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너무 급하지 않은가",
"현재 전략이 부서 간 갈라치기가 되는 건 아닐까",
"법인으로 위장된 사업장에선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우려도,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긴 대화 끝에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다.
“회사의 현재 정책에 분명히 불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
다름 속에서도 하나의 결의
참여의 태도는 다를 수 있다.
적극적인 이도 있고, 망설이는 이도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단지 각자가 짊어진 무게의 차이일 뿐이다.
노동조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동등하다.
그리고 이제, 그 울타리의 둘레를 더 넓히기 위한
‘권리수호운동’을 시작하려 한다.
우리가 바친 그 시간의 가치를 위해
청춘을 바쳤고, 지금도 바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바쳐야 할 우리의 일터.
그곳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한 첫 발걸음이 내일 아침 시작된다.
나는 희망한다.
조합원 동지들이 이 운동을 두려움이 아닌 축제처럼 마주하길.
함께 웃고 함께 버티며, 단결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으로 만들길.
완벽한 하루는 없지만, 함께라면 괜찮다
물론, 중간중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위원장과 간부, 지부장, 조합원 동지들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한다면 그 어떤 난관도 넘어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라 부른 적 없다
특히 법인으로 위장된 사업장에 있는 조합원 동지들의 걱정이 크다.
근로계약서도 없고, 취업규칙도 비치되어 있지 않은 조직을 진정한 ‘법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우리가 대표이사로 인정하지도 않았던 이들이 이제 와 ‘대표 행세’를 하려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동지들이여, 만약 누군가 "권리수호운동은 불법"이라며 막으려 한다면 주저 말고 녹음을 시작하시라.
그리고 당당히 말씀하라.
“지금 합법적 권리수호운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계십니다. 당장 그만두시기 바랍니다.”
경고장을 들이밀어도 취업규칙이 없고, 있다 해도 그걸 집행할 절차도, 담당자도 없다.
이 억지는 누가 봐도 억지다. 씁쓸함만 남을 뿐이다.
합의서 한 장이면 충분했다
우리가 요구한 건 단 하나였다.
합의서 한 장.
권리수호운동을 무기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1개월간 집중교섭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그 한 장조차 쓰는 것을 거부했다.
내일, 찬란하게 시작될 권리수호운동
다가오는 내일.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우리의 권리수호운동을 기다리고 있다.
조합원 동지들이 단 한 걸음이라도 함께해준다면 그 발걸음은 결국 큰 물결이 되어
우리의 권리를 지켜줄 것이다.
오늘 하루도 우리는 충분히 멋지게 버텼다.
그리고 내일은, 찬란하게 아름다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