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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경험이 남긴 것들, 그리고 현재의 예감

제2장: 또 다른 세상, 시설에서의 시간들

by 예감

시설에서의 모든 시간들을 뒤로하고, 저는 이제 오롯이 저만의 삶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어요. 낯설고 때로는 두려운 세상이었지만, 저는 더 이상 과거에 갇히지 않고 저만의 길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죠. 그렇게 저는 '또 다른 세상'이었던 시설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진짜 '나의 세상'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시설의 문을 닫고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저는 비로소 20살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되짚어볼 수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시설에서의 시간들까지, 그 모든 순간들이 저를 만들었으니까요.

특히, 시설에서의 삶은 분명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안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도 많았죠. 좋았던 점도 있었고, 잘해준 어른들도 있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이었으니까, 우리가 그런 좋은 시설에 있었다고도 생각했죠.


하지만... 원장님은 진짜 나쁜 사람이었단 걸, 제가 나중에 사회복지를 배우면서 더욱 잘 알게 되었어요.


그 시설에서 했던 많은 일들이 정말 잘못된 거였다는 사실을요..

프로그램이든 뭐든 참 대충대충, 철저히 '보여주기'식이었죠.


늘 눈속임으로 이루어지는 시설 점검이나 시설의 위상을 위한 봉사 활동 등이 가장 대표적이죠.




이런 일들이 참 못되고 힘들었던 기억이긴 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것 속에서 배운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아.. 나는 절대 저런 어른이 되지 말자'라고 생각하며..


그때 그렇게 힘들었지만, 그로써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글을 힘든 이야기 위주로 적었지만, 그만큼 힘들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지금의 제가 있었던 거고... 솔직히 집보다는 좋은 환경, 집에서보다 좋은 어른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이런 경험들로 통해서 항상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생기면 내가 다시 극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이거를 누구한테 얘기하기도 그렇고...

그냥저냥 1장에서 말했듯이 나보다 심한 사람도 있는데, 나는 이 정도면 양반이다라고 생각하며 꾸역꾸역 지낸 시절이었죠..


그리고 나쁜 사람만 있던 건 아니니까요.

같이 그 힘든 과정을 견딘 시설 언니, 동생, 친구가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족 같은 존재로서 든든하게 옆을 있어주는 존재니까요.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도 그때 했던 생각과 행동을 후회하진 않아요.


인생을 후회하다 보면 자꾸 지금의 만족을 못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미래에도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거고요. 전 지금을 만족해야 제 미래가 더 좋은 미래가 온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제가 가고 있었던 길의 오류일 뿐, 제가 이렇게 기록하는 것은 '이런 과거에 있었지만, 이런 과거는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저는 더 단단해졌고, 이런 과거를 이겨냈으니 앞으로도 지금도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해보자'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제가 이렇게 한다고 엄청 성공한 건 아니지만, 무너지는 거를 조금 방지한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더 다져지는 것 같아요.


과거에 그렇게 힘들었지만 지금의 제가 조금 더 발전된 제가 있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힘든 거는 미래의 제가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구나, 힘내서 이 고비를 넘어가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거죠.




제 짧은 20년 인생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순탄치 않은 길의 연속이었어요.


콩가루(?) 집안에서 태어나, 왕따와 학대를 겪고, 시설이라는 또 다른 세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죠.


그 과정에서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이었지만, 저는 그 모든 시간들을 통해 저만의 방식으로 버티고 성장했어요.


이제 스무 살, 성인이 되어 시설의 문을 나선 저는 과거의 상처들을 용서하고 털어내며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려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겠지만요.


과연 저는 이 모든 과거를 뒤로하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전 그렇게 시설에서의 모든 시간들을 뒤로하고, 저는 이제 오롯이 저만의 삶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어요. 낯설고 때로는 두려운 세상이었지만, 저는 더 이상 과거에 갇히지 않고 저만의 길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죠. 저는 '또 다른 세상'이었던 시설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진짜 '나의 세상'으로 걸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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