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판을 칠 요량은 아니었지만 단단히 따져 묻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하셨다. 딸과 사위가 워낙 물러 터져서 의사한테 할 말 못 하고 왔나 싶어 자기라도 물어보고 싶더란다. 왜 어여쁜 손녀가 그리 떠났는지, 의사 선생 실력으로도 우리 손녀를 고칠 수 없었는지 알고 싶었던 내 딸의 외할머니, 나의 엄마가 우리 가족 다음으로 딸의 주치의 병원을 찾았다. 그날 이후, 잠이 안 오고 불안감이 잦다 하셔서 얼른 병원에 가보시라고 권했다. 그날의 충격으로 우울증이나 치매를 겪을까 봐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싶었다. 오로지 자식 잃은 딸 걱정에 괜찮다고 하시지만 2년여를 데리고 있었던 손녀인데 그 슬픔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다.
브런치북 <널 보낼 용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널 보낼 용기》 출간 후, 완성된 이야기의 흐름을 존중하고 일부공개로 변경합니다.
이어지는 서사는 책 《널 보낼 용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