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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버릴 때가 아니면 간직해도 괜찮아

by 송지영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 오니 딸의 방은 이미 텅텅 비어있었다. 열일곱 아이가 남긴 유품은 그 짧은 생만큼 단출하긴 하나 수험서와 책이 상당했다. 딸의 책들을 그동안 자주 갔던 아파트 내 도서관에 기증하려 했었다. 그런데 방하나가 말끔히 비워져 쩌렁쩌렁 목소리가 울린다. 엄마다. 일흔이 넘은 노모는 새끼 잃은 딸이 어떻게 살까 싶어 장례식 내내 버리고 또 버렸음에 분명했다.


“그 무거운 책들을 어떻게 혼자 치웠어?”

브런치북 <널 보낼 용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널 보낼 용기》 출간 후, 완성된 이야기의 흐름을 존중하고자 일부공개로 변경합니다.
이어지는 서사는 책 《널 보낼 용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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