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OH Sep 09. 2024

쉬어가는 페이지

선서하러 가면서 사기를 당하다!      


 ☞ 저는 2007년 7월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했으나, 직장에 바로 복귀해서 새로운 부서에서 근무를 하는 바람에 11월에 있는 선서를 하러 갈 상황이 못 되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3년째가 되었습니다. 저는 딱 선서만 하고 오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미국에 가기로 했고, 남편의 현명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돈 쓸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서 100달러만 들고 갔습니다.      


 그런데 선서하러 가는 길은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먼저 미국 내에서 비행기를 한 번 갈아탔어야 했는데, 제가 먼저 탄 비행기가 엄청나게 연착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갈아타야 할 비행기 시간에 맞추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너무 걱정되어서 직원에게 두 번째 비행기를 놓치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매우 간단하게 “No idea”하고 답하는 것이었어요. 엄청나게 속상하고 걱정되면서도 아 그냥 no idea라고 해도 답이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뒷 비행기를 놓쳐서 계속 기다리다가 간신히 다음 비행기를 탔는데, 제가 맨 나중으로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내려보니 에어셔틀도 없고 달랑 저 혼자더라고요. 어떻게 하나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공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목에 공항 직원 사원증이 걸려 있었어요!) 저에게 와서 “너 마지막 셔틀 놓쳤네. 여기 있어봐. 네 번호는 A13인데 내가 차량을 마련해 줄 테니 타고 가라(You just missed the last air shuttle. I will prepare for you a vehicle. Your number is A13)”는 거였어요. 정말 한 10분 정도 기다리니 공항 차량으로 보이는 소형차가 와서 “Are you A13?”이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고 탔지요. 


 비행기 내린 곳에서 차를 타고 한 20분을 가서 공항에 도착했는데 타고 가는 도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기사랑 했습니다. 저에게 축하한다며 덕담(?)도 해 주었어요. 그런데 도착하니 그 기사가 저에게 70달러를 내라는 것입니다. 제가 에어셔틀이 무료니까 이 차도 무료가 아니냐고 했더니, 70달러 받은 영수증을 내면 공항에서 환불해 준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유일하게 들고 간 100달러를 주고 영수증과 함께 30달러를 거슬러 받았습니다. Bye~라고 서로 웃으면서 인사도 했지요.     


 공항에 와서 직원에게 영수증을 주고 환불해 달라고 하니, 저보고 사기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나서 경찰을 부르니 마니 했는데, 공항 직원이 저에게 이러는 거예요. Honey, 나 너만 한 딸이 있는데 여기 데려다준 것도 운이 좋은 거야. 아무 데나 내려주는 경우도 있고, 때려 패는 경우도 있어. 그냥 운 좋다고 생각하고 네 갈 길을 가렴.      


 딱 30불을 들고 어찌어찌 자정이 되어 호텔에 도착했는데 정말 속상했어요. 간신히 잠들었는데 새벽 3시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출 만기되어서 전화드렸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하하하. 

이전 29화 쉬어가는 페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