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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하루

공허한 기분으로 마무리하는 하루의 끝

by 김다영



안녕하세요. 오늘도

시들지 않는 꽃집 ’알스트로담‘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무심코 ‘와.. 오늘 하루 진짜 잘 보냈다..!’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오는 하루를 보낸 적이 언제인가요?






내 하루가 2% 부족했던 이유


해 뜨는 것을 보는 날도 많았다


최근 들어 걱정을 가득 안고 잠에 드는 날이 많았어요. 분명히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것들을 모두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느낌을 받는 때가 있었어요.


그런 날이 계속되다 보니, 문득 삶에 일시정지를 누르고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왜 이렇게 공허할까?’ 이 질문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니 저는 요즘 ‘목표’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더라고요.


내가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 선택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지금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서’ 하는 건 점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친구를 만나도, 좋아하는 취미를 할 때에도 온전하게 즐기지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을 가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애초에 목표란 내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만든 것이었는데,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성취가 아닌 ‘희생’처럼 느껴진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었어요. 단지 목표만을 쫓는 삶은 내가 진짜 바라는 모습이 아니란 걸 그제야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는 잠시 먼 미래의 목표는 잠시 내려두고 일단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오늘의 꽃은 그렇게 탄생했어요.








하루 끝의 충만함

The Fullness at the End of the Day



Acrylic on paper, 2024

이 작품은 하루를 잘 마무리한 뒤, 잠들기 직전 입가에 저절로 번지는 미소와 그 순간 느껴지는 마음속 충만함을 담고 있어요.


몸은 완전히 지쳤지만, 마음 한편이 포근하게 채워지는 묘한 충만감이 있었어요. 마치 단어로 표현하자면, ‘행복한 소진’이 떠올라요.


이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기에, 작품 역시 어둠과 밝음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완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2%마저 꽉 채운 하루


전시 상주중에 찰칵


목표는 여전히 제 안에 있어요. 다만, 이제는 그 목표를 쫓기보단 ‘오늘’에 성실히 몰입하려고 해요.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살아가다 보면, 원하는 것들은 자연스레 과정 속에서 찾아올 테니까요. 혹시 오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다면 과정마저 소중했다는 걸 알기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오늘의 꽃은 마음에 드셨나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도 이제는 ‘인기작가가 되어야지!’보다는 하루하루 몰입해서 한 편의 글을 써 내려가는 그 시간을 즐기려 해요.


오늘의 꽃과 글이 여러분의 하루 끝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채워주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솔직한 마음과 그림으로 자주 인사드릴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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