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기분으로 마무리하는 하루의 끝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무심코 ‘와.. 오늘 하루 진짜 잘 보냈다..!’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오는 하루를 보낸 적이 언제인가요?
최근 들어 걱정을 가득 안고 잠에 드는 날이 많았어요. 분명히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것들을 모두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느낌을 받는 때가 있었어요.
그런 날이 계속되다 보니, 문득 삶에 일시정지를 누르고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왜 이렇게 공허할까?’ 이 질문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니 저는 요즘 ‘목표’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더라고요.
내가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 선택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지금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서’ 하는 건 점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친구를 만나도, 좋아하는 취미를 할 때에도 온전하게 즐기지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을 가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애초에 목표란 내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만든 것이었는데,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성취가 아닌 ‘희생’처럼 느껴진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었어요. 단지 목표만을 쫓는 삶은 내가 진짜 바라는 모습이 아니란 걸 그제야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는 잠시 먼 미래의 목표는 잠시 내려두고 일단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오늘의 꽃은 그렇게 탄생했어요.
하루 끝의 충만함
The Fullness at the End of the Day
이 작품은 하루를 잘 마무리한 뒤, 잠들기 직전 입가에 저절로 번지는 미소와 그 순간 느껴지는 마음속 충만함을 담고 있어요.
몸은 완전히 지쳤지만, 마음 한편이 포근하게 채워지는 묘한 충만감이 있었어요. 마치 단어로 표현하자면, ‘행복한 소진’이 떠올라요.
이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기에, 작품 역시 어둠과 밝음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완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목표는 여전히 제 안에 있어요. 다만, 이제는 그 목표를 쫓기보단 ‘오늘’에 성실히 몰입하려고 해요.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살아가다 보면, 원하는 것들은 자연스레 과정 속에서 찾아올 테니까요. 혹시 오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다면 과정마저 소중했다는 걸 알기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도 이제는 ‘인기작가가 되어야지!’보다는 하루하루 몰입해서 한 편의 글을 써 내려가는 그 시간을 즐기려 해요.
오늘의 꽃과 글이 여러분의 하루 끝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채워주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솔직한 마음과 그림으로 자주 인사드릴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