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를 내리는 방법
여러분은 언제 불안함을 느끼나요?
그것의 원인을 알고 있나요?
창작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글감이나 영감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늘 마음속을 맴돌았어요. 그래서 하루 종일 막히거나 “어… 오늘 뭐 그리지?”, “오늘 글 뭐 써야 하지?”, “쓸 거리가 없는데…” 같은 생각이 들면 걱정과 함께 크게 스트레스를 받곤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와니님(하이아웃풋클럽 커뮤니티 매니저)과 대화 중에 머리를 띵~맞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왜 영감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방망이 들고 영감을 쫓아다녀야죠.
이 말을 들으니 그동안 아이디어가 번뜩일 때만 펜과 붓을 잡던 제가 부끄러워졌고, 스스로 반성하게 됐어요. 왜냐하면 이것은 ‘성실’의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창작가로서 간절하다면 그리고 정말 자리매김을 하고 싶은 거라면, 어떤 컨디션이든 어떤 상황이든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고 하루에 한 획이라도 그으며 붓을 잡는 것이 당연한 건데..! 그동안 영감의 유무로 판단했던 것이 결국 요행을 바랐던 거였다는 걸, 그 대화를 통해 깨달았어요.
그 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오늘 준비한 꽃을 보여드릴게요.
단비
Rain After Drought
이 작품은 보기만 해도 커다란 숲 곳곳에 단비가 시원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하늘에서 촉촉하게 비를 뿌리는 장면을 담고 싶어서, 작품의 시점을 위에서 아래로 숲을 내려다보는 구도로 느껴지게 설정했어요.
그래서 붓질이 아주 얇고 서로 많이 겹쳐요. 빗방울이 숲 구석구석에 닿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갑갑할 정도로 가뭄 같던 날 저에게 마치 단비처럼 힘이 되어 주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 사람들을 떠올리며, 당시에 작업했던 기억이 있어요. 과거의 저에게 단비 같은 순간들이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저에겐…
제 상상 속 단비는 물풍선 같아요.
물풍선의 물이 꽉 찼을 땐 아주 작은 움직임만 있어도 펑하고 터지잖아요. 이처럼 물을 조금씩 담는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글 한 문단, 그림 한 점 그리기를 매일 한다면 터지는 날이 오는 건 오히려 당연한 결과죠.
여기서 중요한 건 깨끗한 물만이 물풍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어떤 물이어도 물이 차서 터지는 건 똑같아요.
즉, 창작에 있어서 잘함 못함은 없는 것 같아요. 유독 자기만족이 안된 창작물도 있겠죠. 그렇다고 물을 아예 넣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한 방울이라도 넣고 지나가는 하루가 단비에 더 가까워지는 방법 아닐까요?
여러분도 마음속에 자리한 불안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단비를 찾는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