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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학원, 메뚜기 전법을 해야 하는 이유

발레인의 뿌리 깊은 로망, 아라베스크는 힘의 완벽한 평형상태



도서관 열람실 메뚜기 에피소드


오늘은 맘먹고 공부를 해야겠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서 도서관을 향해 간다. 도서관 가자마자 자신이 선호하는 자리를 딱 잡으면 기분도 좋고,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도 편안하다. 이렇게 순조롭게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항상 이런 상황이 생기지는 않는다. 잠깐 짬이 났는데 열람실에서 공부를 꼭 공부를 해야 하는 때에 하필이면 빈자리가 없다. 이럴 땐 눈치껏 도서관 메뚜기를 뛰어야 한다. 메뚜기 좌석을 고를 때 지식을 쌓는 두뇌가 아닌 흔히 말하는 잔머리 눈치 두뇌 모드로 전환을 해야 한다. (이건 지하철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이 빨리 일어날 것인가?를 캐치하는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 노트북 열람실의 비중이 커졌지만 여기서는 일반 책으로 공부하는 열람실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성의 없이 보조 가방만 던져져 있거나, 공부한 사람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책 한 권 삐뚜루하게 놓여 있다면(이런 자리는 대체로 필기도구도 없다) 이건 필히 먼저 온 사람이 게으른 친구를 위해 맡아놓은 자리일 확률이 높다. 이런 자리는 메뚜기 자리로 좋다. 사람의 체취가 느껴지지 않은 좌석에서 때로 미친 듯이 책 펴놓고 열공을 하다 보면 친구를 위해서 자리를 맡아 준 사람이 괜스레 미안해서 가방이나 책을 슬그머니 치워줄 때도 있다.

고시공부를 하는 좌석의 특징은 관련 서적을 엄청 쌓아놓고, 독서대에 무거운 책을 펼쳐놓아서 ‘접근금지’의 포스를 마구 풍긴다. 그러나 드물긴 해도 이런 자리가 의외로 꿀자리일 때도 있다. 오랜 공부에 지쳐서 한번 바람 쐬러 나갔다 그 날 하루 ‘에라 모르겠다!! 제껴버려~’ 하면서 도서관 닫을 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공시생이 종종 있기도 하다.

가장 고마운 자리는 자기가 언제 돌아오니 그때까지 자리를 사용하라는 간단한 메모를 남기는 경우다. 뭐 이건 메뚜기를 뛰어도 불안한 마음 없이 그 시간까지 집중해서 공부를 할 수 있다. 메뚜기 좌석 중 베스트 케이스다.

그 외에 가끔 남녀공학 캠퍼스에서나 있을법한 메뚜기 자리 뛰다가 원래 자리 주인과 자연스럽게 썸 타다 연인으로 발전한 경우. 뭐 이건 꿩 먹고 알 먹고 알콩달콩 청춘이 좋은 시절의 낭만적인 스토리다. 흔하지 않으니 공부가 목적이라면 여기에 중점을 두지 말기를…




발레 잘해보겠다고 매거진을 구독했는데 뭔지 모르게 이 작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갖다 붙인다는 기분이 든다면? 하하하! 의심의 시선을 거두길 바란다. 놀랍게도 일상의 모든 것들에 발레를 연관 지으면 의외의 어울리는 조합이 성립된다. 위에서 정리한 도서관 메뚜기 전법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정해진 시간에 어디에서든 빨리 몰입해서 공부를 하는 데 있다. 나머지 꿀팁인 자리를 잡는 방법은 도구에 불과하다.


수많은 취미발레인들이 발레라는 것을 선택하고 시작하고 올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시작한 계기는 꽤 여러 가지일 것이다. 운동을 하고 싶은데 집이나 직장과 가까운 곳에 우연히 발레 학원이 있었을 수도 있고, 친구나 지인들의 적극적 권유에 의해서 ‘음~~ 그럼 나도 해볼까?’ 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발레를 시작했을 수도 있다. 발레를 배우기보다는 예쁜 발레복에 마음이 끌려서 발레 학원에 수강을 했을 수도 있다. 나처럼 아이들이 먼저 시작하고 뒤에서 애들 지켜보다 ‘저거 운동 좀 되겠네. 게다가 뭔지 모르게 우아하기까지 하네.’란 요소에 마음을 뺏겨서 시작한 엄마들도 제법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발레를 시작했든 상관하지 않겠다. 그런데 처음 배울 땐 멋모르고 마냥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제 좀 발레를 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발레는 수영이나 태권도처럼 급수나 단을 따는 기준이 없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알기도 어렵고, 단순히 동작별로 무엇이 되고 안되고를 기준으로 실력을 평가하기가 모호한 운동이자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취미발레인들이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처음 발레를 배운 학원과 선생님과 동료들을 엄청나게 사랑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발레와 담쌓았던 자신의 비루한 몸뚱이에 발레라는 유심칩을 장착시켜 뭔가 발레다운 것을 표현하게 해 준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뭐… 거의 흙에다 생기를 불어넣은 창조주에 가까운 것이다. 그리고 그런 비루한 시절을 함께 한 무용실의 동료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처음 발레를 접한 학원과 선생님은 나의 영원한 고향 같은 곳이다. (개인적인 부상과 사정으로 지금은 본의 아니게 다니지 않고 있지만, 약 6년을 몸 담았던 나의 기운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아마 오늘 쓰는 칼럼과 다음 주에 쓸 칼럼은 상당 부분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를 왜곡 없이 문맥 저변에 깔린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으면 한다.

취미발레를 오래 해 온 사람일수록 다양한 채널을 열어야 한다. 적어도 1년 이상 발레를 해왔다면 다른 학원 클래스를 쿠폰으로 등록해서 몇 차례 들어보기도 하고,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는 오픈 클래스나 발레 세미나, 발레 공연 관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요즘은 해외여행을 가서도 1회 쿠폰으로 발레 클래스를 듣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좋은 추세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른 클래스를 경험하는 사람이 절반 정도라면 나머지 절반은 같은 학원에서 루틴하게 클래스만 수강하는 경우다. 나를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내 상태를 남이 아닌 나 자신이 객관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다른 각도에서 발레를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나와 남의 실력을 비교하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내가 하고 있는 동작에 대한 의구심도 있어야 하고, 잠깐이라도 다른 방법으로 설명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이전에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의외의 장소에서 ‘이거였구나!!’라고 한 번에 이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레를 하기에 적당한 근육은 존재하는가?


개인적 경우이지만 나 같은 경우는 2년 전 일상생활 중 심각한 부상이 발생했고, 작년에 수술을 거쳐 다양한 재활운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발레, 필라테스, 수영, Gym PT 등 여러 종목을 경험해보았다. 그리고 발레가 좋아서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편협하게 주야장천 발레만 하면서 내가 내 몸에 대해서 잘못 인식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발레를 전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스키나 스케이트가 발레와는 상극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내전근과 외전근에 대한 논란 때문이라고 본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킵하겠다) 물론 다른 운동을 하다가 다칠까 봐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몸의 근육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적당한 운동은 모든 종목에서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어 필라테스를 하면서 골반과 갈비뼈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발레 개인 레슨을 통해서 골반과 고관절의 올바른 사용법, 기립근의 잘못 사용된 예를 알게 되었고, 수영 발차기를 제대로 배우면서 복근과의 상관관계, 개인 PT를 하면서 나의 폴 드 브라가 엉망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알게 됐다. 몸의 모든 신경은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 제대로 된 발레 실력을 쌓고 싶다면 이 모든 것에 채널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때로는 다른 클래스를 통해서 때로는 다른 종목을 통해서… 다른 클래스를 듣고 역시 구관이 명관이야~라면서 자신이 다니던 학원을 더욱 사랑할 수도 있고, 아님 지금보다 더 몸에 잘 맞는 무엇인가를 찾게 될 수도 있다.

사진 : 김윤식 (copyright. 2016 김윤식)


도서관에 항상 내 자리를 맡아놓을 수는 없다. 오늘 책을 쌓아놨다고 내일도 그 자리가 내 자리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열리고, 닫히는 도서관에서 매일 다른 부지런함으로 새롭게 자리를 맡는 것이다. 자리가 다 찼다면 열심히 메뚜기를 뛴다. 단, 20분을 공부하더라도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진다. 자신이 매일 찜해놓은 이 자리가 최고야~라고 여겼지만, 알고 보니 우연히 차지한 메뚜기 자리가 진짜 공부가 잘되는 자리일지 알 수 없는 거다. 과감한 메뚜기 뛰기, 즉 변화를 두려워 말라.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가방 말고, 가벼운 문제집 한 권과 연필 한 자루로 20분 공부한 자리에서 시험 문제가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신의 몸에 장착할 발레를 사랑하는 건지, 주변을 감싸고 있는 다양한 요인을 사랑하는 건지 나는 알 수 없다.

선택은 그대들의 몫이다.




**전문가의 한 수


감수 : 최세영 (무림의 진짜 고수, 발레계의 간달프)

"주제 :발레인의 뿌리 깊은 로망, 아라베스크는 힘의 완벽한 평형상태”



보행 원칙 기본 중의 기본

자연스러운 보행 움직임에서  골반회전각이 발생한다 (출처 : 척추와 사지의 검진)

누구나 걷는다. 그리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같은 팔, 같은 다리가 나가지 않고, 대각선으로 엇갈려 걷는다는 것은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왼쪽 발이 앞으로 나갈 때 자연스럽게 오른팔이 나가고, 오른발이 앞으로 나갈 때 왼쪽 팔이 나간다. 보행 중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펴고 걸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자연스러운 보행 가운데 인간의 골반은 상당히 정교하게 전방 40도 한도 내에서 모멘트(회전)가 발생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우리가 지극히 자연스럽게 걸을 때 우리 몸 안에서는 알아서 이 회전이 세팅이 되어 있는 것이다.







천장관절(골반과 엉치뼈가 만나는 관절, SI-joint, sacroiliac joint) 위치 (출처 : 구글 이미지)

보행을 좀 더 집요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겠다. 보행의 메커니즘은 두 다리가 서로 앞뒤로 교차하면서 바닥을 지지하는 다리의 고관절이 익스텐션(extension_다리를 뒤로 뻗을 때 고관절이 뒤쪽을 향하는 방향) 하면서 추진력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때 원활하고 효율적인 고관절의 움직임을 위해 고관절뿐만 아니라 천장관절(골반과 엉치뼈가 만나는 관절, SI-joint, sacroiliac joint)의 회전 움직임이 발생하고, 이어서 골반 전체의 좌우가 반복하여 앞뒤로 회전하는 움직임, 이때 어깨의 방향은 앞을 향해 유지하기 위한 척추뼈들의 전반적인 회전 움직임이 생긴다. 이어서 반복되는 하반신 쪽 움직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양팔이 리드미컬하게 앞뒤 교차를 한다. 전반적인 신체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움직임 중에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관성, 작용과 반작용으로 인한 중심 이동이 발생하며 동시에 밸런스를 맞춰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신체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자율적으로 조절을 한다.


다시 쉽게 돌아가서 우리가 아는 많은 운동 동작을 지금 떠올려보자. 달리기 동작, 수영 중 자유형 스트로크와 다리 킥의 동작, 볼링 투구 후 마무리 동작, 야구에서 피처 동작, 스윙 동작, 골프의 스윙 동작… 대부분의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체와 하체의 모멘트(moment) 또는 토션(torsion)이 발생하고, 그 중심에는 골반 회전각(PRA, Pelvic Rotation Angle)의 역할이 작용을 한다.



발레 중에서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아라베스크를 설명하는데

왜 누구나 할 줄 아는 보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냐고?

지금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라베스크에 관한 심각한 오해를 낱낱이 파헤치고자 한다. 아라베스크의 지극히 간단한 원리를 이해하고 시작하면 부상 없이 어떤 부분을 어떻게 해야 좋은 라인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 그러면 우선 아라베스크(arabesque)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아라베스크란 [아라비아풍이라는 의미로 이슬람 사원의 장식, 공예품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무늬 양식, 완만한 접시 모양의 문양]을 뜻한다. (구글 백과 참조) 아라베스크는 미술, 건축 양식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사용되고, 발레에도 사용된다. 아라비아 문양에 등장하는 아치형을 떠올리면 되는데 발레의 아라베스크는 나뭇잎의 곡선이나 소용돌이의 형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체육학 용어로는 외발 서기 자세의 하나라고 단정하지만 발레의 형태로 설명한다면 자연에서 나온 유려한 곡선인 동시에 인위적인 느낌이 없이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움이 동반돼야 한다.

발레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라인을 꿈꾼다. 지금 당신이 잠시 생각한 아라베스크를 잘하기 위한 세 가지 요소를 5초 동안 떠올리기 바란다.

5초

4초

3초

2초

1초

아마도

1) 유연한 허리 라인과 꼿꼿한 상체

2) 서있는 다리가 완벽한 턴 아웃과 꼿꼿이 편 무릎

3) 드는 다리를 90도 이상 높게 하고 발 끝이 끝장으로 턴 아웃된 상태

이와 같은 형태를 떠올렸을 것이다. 이상적인 라인은 이게 정답이다.

그렇지만 당신이 실제로 해보면 이 자세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이상적 라인만을 꿈꾸며 중요 포인트를 놓치니 아라베스크가 아닌 아라베스크 비슷한 라인으로 몇 년째 멈춰 있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슬프지만 또 셀프디스다)

첫 시간부터 언급한 몸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고 발레의 결과에 해당하는 라인에만 신경을 쓴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핵심이 빠진 신체의 말단인 손끝 발끝에만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진짜 아라베스크를 실현해보자.


거울을 옆에 두고 우선 바가 있는 게 좀 더 마음이 편하다면 한 손 왼손 바 상태에서 5번 발 기본으로 서는데 아라베스크를 수행해야 하므로 오른발을 뒤로 놓고 선다.

첫 시간 충격적인 턴 아웃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나는가? 그렇다면 스탠딩 레그의 발목을 죽기 살기 180도 턴 아웃을 만드는 것을 하지 말고, 현재 자신의 고관절이 조절 가능한 정도의 턴 아웃으로 자연스럽게 선다. (현재 스탠딩 레그는 왼쪽 다리다) 이때도 엉덩이에만 꽉 힘을 주지 말고 엉덩이 속근육, 고관절에 집중하며 제대로 된 자세로 선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골반을 정면 나란히 놓지 말고(제발 몸을 과학적 의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자) 5번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골반 회전각이 나오도록 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오른발이 뒤로 간 5번 발이라면 위에서 봤을 때 자연스럽게 왼쪽 골반이 오른쪽 골반보다 살짝 앞쪽을 향해 있게 된다. 그 상태에서 어깨는 정면으로 놓고 바르게 선다.

자… 이제 오른쪽 다리를 뒤로 올리는 아라베스크를 시도할 것이다. 팔은 1번 아라베스크, 2번 아라베스크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없으면 왼손으로 바를 가볍게 잡는다. (어떤 식으로든 절대 바를 의지하지 않는다)

서있는 쪽 발을 무조건 180도 턴 아웃으로 고집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각도로 잡고, 천천히 오른쪽 다리를 든다. 이때 서 있는 다리의 고관절과 햄스트링(hamstring, 인체의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이 말 그대로 꽉! 잠기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다리를 든다고 서있는 쪽 갈비뼈를 풀면 안 된다. 서있는 쪽 갈비뼈를 미친 듯이 잡고, 복근을 팽팽하게 당겨야 한다.

아라베스크를 할 때 잘못된 점 중 하나가 많은 사람들이 척추의 기립근(spinal erector muscle)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허리 근육을 강화한다고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만 세우는 역윗몸일으키기를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역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허리 근육을 주로 사용하면 오히려 기립근이 수축이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역윗몸일으키기의 핵심은 복직근(腹直筋, rectus abdominis)의 사용이다. 우리가 흔히 11자 복근이라고 일컫는데 실제로 상복부와 하복부를 세로로 길게 연결한 근육을 말한다. 역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복근을 포기하면 갈비뼈가 벌어지는 사태가 나온다. 만약 발레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자신의 흉곽, 특히 갈비뼈 부분이 발레하기 이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다면 당신은 필히 갈비뼈를 벌리고 동작을 한 것이고 이건 제대로 코어를 잡지 않았다는 증거다. 오히려 복근에 힘을 주고 갈비뼈를 최대한 조인채로 역윗몸일으키기를 해보라. 각도가 중요하지 않다. 단 30도를 들더라도 제대로 된 동작으로 해야 당신을 몸을 지킬 수 있다는 것.

오른쪽 다리를 몇 도를 들던지 각도 높이겠다고 상체 다 무너뜨리지 말고 지킬 것 다 지키고 다리를 든다. 보행 및 모든 움직임의 동작에서 사용되는 골반 회전각을 자연스럽게 사용해서 다리를 들어 올리되 서있는 쪽의 고관절과 갈비뼈 복근은 정말 맹렬하게 일을 해야 한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방향이 안정감을 얻으려면 서있는 다리와 갈비뼈 복근의 밸런스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힘의 밸런스를 위해서 세 점이 각자의 방향에서 힘을 분해한다고 보면 된다.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힘의 벡터를 연상하면 좋다.

힘의 평형 상태, 또는 정확한 분배가 되려면 두 힘의 합력 상태와 같은 작용선 상에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 된다. (출처 : 네이버 고교 학생백과)


다시 정리하면 아라베스크를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본 요소가 필요하다.

1) 위에서 언급한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골반 회전각(PRA, Pelvic Rotation Angle) 사용

2) 스탠딩 레그의 햄스트링 사용과 스탠딩 레그 고관절의 강력한 잠금(locking)

3) 상체를 세우기 위한 정확한 복직근(腹直筋) 사용과 갈비뼈를 벌리지 않는 것

안정적인 아라베스크. 자연스럽게 사용된 골반회전각과 힘의 분할이 명확하게 이루어졌다 / 모델 : Alina Nanu, 사진 : 김윤식 (copyright. 2018 김윤식)

아라베스크는 인위적인 라인이 아닌 가장 자연스러운 라인이다. 둥근 나뭇잎과 조금 날렵한 나뭇잎 제각각이지만 자연스러움은 흉내내기 어려운 것 중 하나다. 내 몸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 즉 최적의 힘의 밸런스를 위해서 중요한 삼각점의 중점을 두면 나머지 말단 부위의 라인은 차츰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잊지 말자.

아라베스크는 힘의 완벽한 평형 상태.



글 : 취미발레 윤여사 @대한민국

이론 감수 : 최세영 @대한민국

사진 : 김윤식 @체코

(첨부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김윤식에게 있으므로 무단복제나 사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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