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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여전히 남과 비교하는가?

진짜 폴 드 브라(port de bras)의 기본 원리를 알려주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미 학창 시절 윤리 시간에 뭔 주문 외우듯이 줄줄이 읊조리던 철학자 어록 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긴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리 나 혼자 세상 신경 안 쓰고 우아한 느림보 달팽이처럼 살고 싶어도 그게 뭐 쉬운 일인가?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고립되어 살게 되거나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자급자족하며 사는 극단적인 삶이 아닌 이상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사람 사이에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요즘은 스마트폰 및 첨단 기기의 광속 시대에 살고 있다.  살림과 육아와 글쓰기에 전념하느라 평소에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거의 만날 수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첨단 기기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지인의 소식을 손 안에서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 세상이라는 게 참으로 편리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많은 이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의 속도보다 기기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그래서 유행의 최첨단을 걷는 트렌드세터들은 더 빠르게, 빠르게, 빠르게!! 를 외칠 수밖에 없다.

언뜻 보면 인터넷, 유행 패턴이 빨라졌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것 안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단순히 누구를 좋아하고 닮아가고 싶은 감정은 둘째 문제다. 오히려 이 속도에 치여서 결과적으로 나를 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주변을 둘러보기에도 벅차다. 다른 사람을 보느라 혹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느라 정작 나 자신은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발레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학원에 함께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뭐 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하는 순간 이 세계 안에는 나와 똑같은 발레를 하는 사람이지만 다른 세상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래 당신이 어떤 식으로 발레를 하든 난 상관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어.’

어쩌면 내가 이번 칼럼에서 제일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나 역시 사회적 동물인지라 눈을 가리고 귀를 닫고 있어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발레를 하는지 보이게 된다. 발레로 글을 쓰다 보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아야 하고,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타인들도 동일하게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취미지만 어느 정도 일이 된 나로서는 이게 예전처럼 마냥 즐겁게만 발레를 하던 시절과는 달라진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나 자신이 발레가 좋아서 정신 못 차리던 초창기 시절에는 다른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같은 학원에서 발레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잘한다~ 라며 영혼 없는 칭찬을 해줬지만, 그 시절 그런 멘트는 내 발레와는 별 상관이 없었다. 쉽게 말하면 나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운동하다가 친해져서 같이 밥 먹으러 다니고 만나고 하는 생활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나 혼자 신나서 발레 한다’ 유형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발레에 관한 글을 쓰면서 의무적으로라도 다른 취미발레인들의 유형을 분류해보기 시작했다.


모델 : ondřej vinklát, jackob rasek, 사진 : 김윤식 / ⓒ김윤식 2018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취미발레인들의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발레 조금 해봤다가 ‘이건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다’ 하는 사람은 발레가 맞지 않은 사람이기에 제외하기로 한다. 취미로 발레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 발레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해도해도 잘 되지도 않는 신기한 춤인데 이게 뭔지 자꾸만 빠져들면서도 온 몸을 허우적대는 개미지옥 같은 매력이 있다.


첫 번째 유형 : 자아도취형

마치 내 초창기 시절처럼 주변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발레만 생각하고 발레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발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때는 주변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자다 깨도 발레, 일하다가도 발레, 놀러 가서도 발레… 발레 클래스에 결석하게 되면 막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내고, 업무가 바빠서 발레를 당분간 못 다니면 우울해지는 금단 증상을 겪기도 한다. 뭐… 이런 상황도 꽤나 귀엽다. 사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충분히 이해한다.

이런 취미발레인은 자아도취 상태로 진입하는 과정은 마치 청소기에 종이 쪼가리가 훅~ 빨려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번 클래스보다 좀 더 실력이 향상되면 어제까지 없던 발레리나 신이 나에게 강림했나 싶어서 심리적으로 엄청나게 하이퍼가 된다. 그리고 사방팔방에 자랑을 하고 싶어 진다. 다리가 좀 더 찢어져도, 다리가 좀 더 올라가도, 심지어 새 레오타드를 사도, 좀 더 날씬해 보여도, 토슈즈를 신기만 해도, 점프가 좀 더 높이 돼도 등등… 마구 자신의 SNS에 자랑하고 싶고, 여행가도 놀러 가도 오로지 발레 화보를 찍을 생각으로 온 동네를 누비고, 사진과 영상을 마구 찍는다. (더 이상 #할많하않 -_-)


두 번째 유형 : 아이고 부러워형

적극적인 자아도취 유형에 비해 마음은 급한데 실력 향상이 더딘 또 다른 유형은 그런 그들을 보면서 ‘아이고 부러워~’를 마음판에 새겨나간다. 그리고 자꾸 초라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사람들을 조금씩 시샘하고 비교하는 경향이 생긴다. 발레 초보들은 실력이 늘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있고, 반대로 발레를 제법 오래 했지만 어느 수준 이상으로 실력이 늘지 않는 장기 취미발레인들에게도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취미발레 신입생들은 조금만 잘하는 선배 발레인들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부러워요~~’를 외치기라도 하는데, 오래된 취미발레인들은 ‘부러우면 지는 거다’ 생각하면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가라앉힌다. 그러다 흔히들 말하는 발태기(발레 권태기)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Stop! 자아도취, Stop! 부러워하기

이 두 가지 유형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첫 번째 유형에게는 “좀 워워~~~ 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아도취는 위험하다. 발레가 좋아도 자신의 생활과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발레만 생각해서 그렇게 무섭게 몸 쓰다 보면 부상이 생기기 쉽다. 감정적으로 무엇인가 너무 하이퍼가 되어 있다면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발레가 좋아서 하는 것이어도 세상에 발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라고 진심으로 조언하고 싶다. 사실 그때는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서 올린 사진들… 몇 년 지나고 보면 진짜 내가 이런 사진 왜 올렸나 싶었다. 특히나 신체를 올바로 사용하는 법을 익히면서 다리 찢고, 높이 들고, 무조건 돌고 하는 사진이나 영상에서 그 이외의 것들이 상당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라베스크나 데벨로페 할 때 갈비뼈의 상태나 골반의 위치, 써야 할 근육은 다 팽개치고 허리만 들입다 꺾어서 다리 올리는 사진 등은 전혀 감흥이 없다. 심지어는 서있는 동작 자체에서도 내 스탠스를 파악하고는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나 역시 초창기 나름 인생 샷이라고 생각하고 올렸던 많은 사진을 이후에 셀프 삭제했다)

반대로 두 번째 유형인 자신감이 부족해서 남이 부럽고, 실력이 늘지 않는 자신에게 실망하여 ‘남이 부럽다’고 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샘이 난다고 하기에는 자신이 더 비참해질까 봐 마음속 우울로 그늘이 드리워진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다른 사람 신경 꺼”다. 학원의 에이스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SNS에 쓰나미처럼 올라오는 피드에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냥 올리는 사람은 자기만족으로 올리나보다… 생각하라. 오히려 남 의식하고 자신을 비교하는 행위는 우울과 초조의 나락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들은 그들의 발레를 하나보다… 생각하라.



거울 속 나와 눈을 마주쳐야 내가 보인다.

발레는 자기 자신을 조용히 관망하는 것이다. 소란을 떨 필요도 없고, 발레를 이용해서 핵인싸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도 버리길 바란다. (핵인싸가 되려면 차라리 핫템을 들고 유튜버로 진출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ㅎㅎ) 발레는 열심히 해도 잘 늘지도 않고,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하며, 유행의 첨단을 걷는 아이템도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적 특성은 대체적으로 남들이 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집단적으로 함께 하길 요구하고, 무엇인가 유행이 되면 너도 나도 같은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는 착각을 한다. 발레 예술은 군무가 있기에 협동심이 필요하지만, 그건 전문 무용수의 상황. 우리처럼 취미로 발레를 하는 사람은 우선 나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 흔히들 발레는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내 책에 기술한 적이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거울에 서서 나를 바라봐야 한다. 거울에 서서 다른 곳을 바라보면 나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신은 거울 속 당신과 눈을 마주치고 있는지 마치 운전석 리어 미러로 후방을 살펴보는 모양을 취하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마음으로 초조해하지 말며, 즐거운 마음은 가지되 하이퍼 되지 말 것을 권한다. 그리고 발레는 몸으로만 익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으로 충분히 마인드 맵을 그려놓고 동작을 시행하도록 하라. 동작 하나를 하더라도 그다음의 연결 시퀀스를 위해서 두뇌는 바빠 죽을 지경이 돼야 정상이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며 딴생각할 겨를이 없는 게 당연한 거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당신이 부러워하는 그 상대도 아직은 완벽한 발레를 하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 하는 것도 안 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되 조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발레를 대했으면 한다. 발레는 당신의 생각만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다가갈수록 나와 일정한 거리로 나를 계속 인도하는 진정한 고수 중의 고수라는 것. 타인을 의식할 시간에 자신의 발레를 생각하라.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다면.


발레는 나 자신과 온전히 대면하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모델 : 최영규, 사진 : 김윤식 / ⓒ김윤식 2018)




**전문가의 한 수


감수 : 최세영 (무림의 진짜 고수, 발레계의 간달프)

”주제 : 진짜 폴 드 브라(port de bras)의 기본 원리를 알려주마!”



"폴 드 브라(port de bras, 팔 동작)"

발레를 하면 듣게 되는 이 생소한 용어. 폴 드 브라는 팔 동작을 의미한다. 발레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폴 드 브라다. 발레에서 하체(다리)는 이동의 수단이고, 상체 그중 폴 드 브라는 표현의 수단이다. (단, 현대 무용에서는 발레와는 다른 대조적인 움직임을 갖는다.) 그러나 다리는 이동, 팔은 표현이라는 이분법도 성립되지 않는다. 점프나 회전 동작에서 폴 드 브라의 동반 여부에 따라서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팔, 다리 이분법이 아닌 기능과 역할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 이번 화에서는 폴 드 브라의 구조적, 기능적 그리고 실질적 발레 동작의 적용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팔의 구조와 움직임

척주(脊柱, Vertebral column)는 경추 흉추 요추 선추 등이 하나의 기둥을 이루고 있다. 그중 갈비뼈가 붙어있는 12개의 척추뼈를 흉추라고 한다. 뒤로는 흉추와 앞으로는 흉골이라는 복장뼈라는 가슴 한복판에 있는 뼈를 갈비뼈가 양쪽으로 둥글게 몸을 에워싸서 안으로는 주요 장기를 보호하고 상체의 외형의 형태를 갖춘다

다시 앞쪽에 제1갈비뼈 위쪽에 쇄골과 뒤쪽의 제2에서 제7갈비뼈 위에 견갑골이 위치하고 상체의 앞뒤에 있는 쇄골과 견갑골 끝이 만나는 지점에 상완골(humerus)과 견관절(어깨관절, shoulder joint)을 이루며 상완골 끝으로 자뼈(ulna) 노뼈(radius)가 연결되고 또 그 끝에 여러 개의 수근골과 함께 손가락을 이루는 여러 개의 지골들이 합쳐져 손의 형태를 갖춘다. 이런 구조를 갖춘 팔은 경추와 흉추의 중추로부터 나온  말초신경을 통해 운동과 감각의 기능이 조절된다.

상완골(humerus)과 전완의 자뼈(ulna)와 노뼈(radius)의 위치를 파악하자 (출처 : google 이미지)



견관절과 고관절의 joint 비교 (출처 : google image)

몸통으로부터 팔이 처음 시작되는 견관절의 움직임은 특별한 움직임의 양상을 갖는다. 고관절과 비슷한 ‘와’와 ‘구’로 연결된 관절이지만 두 뼈가 닿는 관절의 면적이 지극히 작아서 고관절에 비해 매우 불안정한 관절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를 잘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팔의 기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1) 견관절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손바닥이 전면을 향하게 한채 차렷 자세로 팔 전체를 몸에 붙게 하는 해부학 자세(anatomy position)로 선다.

2) 이 상태에서 전면에서 보았을 때 팔이 몸통의 바깥 방향으로 옆을 지나 위로 향하게 외전(벌림, abduction) 시킨다. (양팔 전체로 큰 원을 그린다고 상상하라)

3) 이 과정에서 처음 몸에서 떨어져 45도 지점까지는 견관절 이외 어떠한 부위도 움직이지 않고 오로지 견관절만 움직인다(견갑골 들썩이지 않도록 주의!)

4) 그다음 45도 이상의 각도에서부터는 팔과 견갑골이 2:1의 비율로 견갑골의 상방 회전이 함께 일어난다.(어깨가 올라가지 않는다)

5) 이후 약 100도를 지나서는 견관절 자체가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특히 이 마지막에 팔을 들 때 어깨 통째로 힘을 주거나 빼는 것이 아닌 견관절이 작용하도록 미세하게 신경을 써보자)

이 모든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일어났을 때 가장 이상적인 움직임이 이뤄진다.

신체 구조의 이상적인 척추 곡선이 견갑골의 올바른 위치를 결정한다. 견갑골이 바른 위치에 있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척추의 위치, 그리고 그것에 의한 갈비뼈의 위치에 따라서 견갑골의 위치가 결정된다. 그러므로 억지로 견갑골을 가운데로 모으려 한다거나(견갑골 모은다면서 갈비뼈는 태평양만큼 벌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어깨를 억지로 낮추려고 애쓰기보다는 몸의 전반적인 자세를 바르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발레에서 일반적으로 팔은 발의 포지션과 함께 일정한 포즈를 만들거나 동작의 과정에서 보다 원활하고 어울리는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코디네이션을 이뤄 동작을 완성한다.

때문에 발의 규정화된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팔에도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

팔의 포지션에는 앙 바(en bas, 준비 포지션), 앙 아방(en avant, 1번 포지션), 알 라 스콩(à la seconde, 2번 포지션), 앙 오(en haut, 3번 포지션) 이렇게 4가지의 포지션이 있으며 알롱줴(allonger, 늘린),  아롱디(arrondi, [aʀɔ̃di] 둥근, 둥근 팔)를 이용하고 조합하여 보다 다양한 포즈들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arrondi는 기본 팔 포지션을 할 때 약간은 둥글게 하는 팔 모양 자체 상태를 의미하고 allonger는 아라베스크 자세를 할 때 앞과 옆으로 팔을 늘려 길게 뻗는 팔의 모양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팔 모양만 정확하게 사용해도 보다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1번 폴 드 브라(port de bras)인  앙 바(en bas), 앙 아방(en avant), 앙 오(en haut), 알 라 스콩(à la seconde)을 습관적으로 움직이지만 한 번쯤은 개념과 움직임의 방법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 보자.

우선 준비 포지션인 en bas는 동작의 시작이나 끝의 단계에서의 사용 외에는 되도록이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 동작의 연결 중 톰베(tomber)를 거쳐 아라베스크  포즈를 할 때 팔을 앞으로 모아 펴는 과정에서 en bas, en avant 과정을 거쳐 해당 아라베스크의 팔 포지션을 하는데 이때 en avant은 거치지만 en bas는 거치지 않아야 한다. 이때 밑에서부터 팔을 모아 올리는듯한 움직임은 en bas가 아니라 en avant을 만들기 전 hook up, 즉 약간 퍼올리는 듯한 동작이다. 습관적으로 en bas를 거치는 것은 이 동작을 잘못 사용한 대표적인 경우다. 바가노바 메소드에서 나머지 팔 포지션에는 1~3번 까지의 팔 번호를 지정하고, 유독 앙 바(en bas) 포지션에만 ‘준비 포지션’이라고 명칭을 붙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동작 중 팔이 낮게 en bas의 위치에 무분별하게 가는 것만 자제해도 훨씬 보기 좋고 편한 움직임이 될 것이다. 여러 동작에 적용해서 시도해보자



우리는 습관적으로 알 라 스콩(à la seconde)에서 앙 바(en bas)로 내려 동작을 마무리할 때나 다른 포지션으로 바뀔 때 알롱줴(allonger)를 하면서 가는데 이것은 팔의 높이에 따라 high, middle, low로 레벨을 나눌 때 middle에서 low레벨로 내려갈 때는 allonger를 거쳐서 가는 규칙에 의한 것이다. 이때 allonger의 동작이 바르게 해서 모양이 잘 나온다면 훨씬 좋은 라인과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



폴 드 브라 알 라 스콩(à la seconde)을 정리해보자.

그전에 우선 해부학 자세(anatomy position)에서 팔꿈치를 90도 되게 구부려보자. 이때 두 가지 방법으로 움직여본다. 하나는 팔꿈치가 몸에 그대로 붙어있게 유지한 상태에서 앞으로 구부러진 전완이 옆으로 향하게 움직인다. 이때 어느 관절이 어떠한 움직임을 하는지 살펴보자. 팔꿈치가 몸에 여전히 붙어있고 손바닥이 하늘을 향해 있는 자세가 유지된 채로 동작을 했다면 어깨의 견관절이 외회전 내회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하늘을 향해 있던 손바닥을 위아래로 뒤집으면서 움직여보자. 그리고 잘 관찰해 보자. 또 어느 부위가 또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마도 이번에는 팔꿈치가 돌아가는지 아니면 손목이 돌아가는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의 움직임은 안쪽 회전, 바깥쪽 회전의 움직임인데 상완(팔꿈치에서 어깨까지)은 humerus라는 한 개의 뼈인데 비해 전완(손목에서 팔꿈치까지)은 자뼈(ulna)와 노뼈(radius)라는 두 개의 뼈가 11자로 나란히 돼있다가 엑스자로 서로 교차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전완의 전체가 움직이는 동작의 결과로 손바닥이 향하는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손바닥의 위, 아래 움직임에 따라 교차되는 자뼈와 노뼈의 구조. 폴 드 브라 알롱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처 : google 이미지)

견관절(어깨관절)의 내회전과 외회전, 그리고 전완골의 안쪽 회전, 바깥쪽 회전 두 가지 움직임에 의해 둥근 팔( arrondi)와 알롱줴(allonger)의 팔의 포지션을 만드는 것이다. 해부학 자세에서 팔꿈치를 약간만 구부려 팔이 전체적으로 둥근 느낌을 갖게 하고 팔을 그대로 옆으로 들어 외전 시켜보자. 이때 팔꿈치는 몸의 뒤쪽을 향하고 손바닥은 앞쪽을 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상태로 손가락을 포함한 손바닥은 자연스럽게 힘을 빼서 유지한다면 이것이 바로 알 라 스콩(à la seconde)의 알 롱디(둥근 팔, arrondi) 포지션이 되는 것이다.

이 상태를 전완의 움직임은 사용하지 않은 채 그대로 견관절만을 사용하여 팔꿈치는 바깥쪽을, 손바닥은 안쪽을 향하게 해서 위로 팔을 올리면 앙 오(en haut)의 arrondi, 팔꿈치가 바깥을 향하고 손바닥이 자신의 몸을 향하게 팔을 앞으로 들면 앙 아방(en avant)의 arrondi 자세가 되는 것이다.

à la seconde 포지션에서 견관절을 외회전 시켜 뒤를 향하던 팔꿈치가 아래를 향하고 그 상태를 유지한 채 견관절을 외회전 시킴으로써 앞을 향하고 있다가 위를 향하게 된 손바닥을 전완을 사용하여 안쪽 회전시켜서 아래를 향하게 하면 à la seconde의 알롱줴(allonger) 포지션이 되는 것이다. (견갑골의 과도한 사용이 아닌 견관절의 미세한 회전에 집중하고, 전완_손목에서 팔꿈치_의 두 뼈가 마치 빨래 짜듯이 돌아가는 움직임이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각 포지션마다 arrondi와 allonger 정리해보자.

이때 견관절과 전완의 움직임을 동시에 능숙하게 전환할 수 있게 연습을 하고,

1) arrondi에서 allonger 거쳐서 arrondi로

2) allonger에서 arrondi 거쳐서 allonger로

3) arrondi에서 allonger로

4) allonger에서 arrondi로

이렇게 4가지 방법의 전환 연습을 해보자.


막연한 움직임이 아닌 정확한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폴 드 브라를 명확하게 연습하자. 그리고 다리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중심 이동 동작들과 함께 코디네이션을 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폴 드 브라의 향연이 펼쳐지는 라 바야데르 쉐이즈 군무 중 (사진 : 김윤식 / ⓒCzechnationalBallet 2018)


글 : 취미발레 윤여사 @대한민국

이론 감수 : 최세영 @대한민국

사진 : 김윤식 @체코

(첨부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김윤식에게 있으므로 무단복제나 사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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