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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나 Sep 25. 2024

유방암은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

건강을 위한 자연식물식, 천연 제품 사용, 멘탈 관리

이 글은 개인적인 소감을 담은 글이다. 정확한 의학 정보는 병원이나 논문의 도움을 받으시길.


"대부분의 환자 분들이 암 진단을 받으면 그 즉시 생활을 180도로 바꾸려고 하세요. 물론 건강에 필요한 변화도 있겠지만,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기존의 생활을 유지하시는 것도 중요해요." 항암 치료를 앞두면 부작용이나 그 완화 방법뿐만 아니라 영양 교육도 받는다. T만 가득한 줄 알았던 병원에서 처음으로 F 같았던 분은 영양사 선생님이셨는데, 선생님은 항암 치료를 하며 입맛이 떨어진다면 가리지 말고 먹을 수 있는 건 뭐든 먹으라고 하셨다. 암 진단을 받자마자 밀가루, 당류, 굽는 고기와 튀김, 탄산음료 등 몸에 안 좋다는 음식은 죄다 끊은 후라 선생님의 말씀이 약간의 숨통을 틔워주기도 했다. 단백질을 열심히 챙겨 먹어야 버틸 수 있다는 말에 고기도 열심히 먹었고, '다른 건 다 포기할 수 있지만 떡볶이는 포기 못 해!'라는 마음으로 항암 치료받는 동안 엄마가 통밀 떡, 생협에서 바르게 만들었다는 어묵, 설탕 대신 고추장, 간장과 마늘로만 간을 내 만들어주는 떡볶이는 자주 먹었다.


그렇게 풀어진 마음으로 치료를 받으면서도 어떤 것이 암을 유발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틈틈이 공부했다. 암의 원인을 찾아 후회하거나 암을 예방하겠다며 지나치게 까다로워져 나를 괴롭히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30세에 걸린 암이었기에 앞으로 창창한 나의 미래를 어떻게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당연한 고민의 결과였다.


그렇게 발견한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건 항암제가 듣지 않아 항암 치료를 포기하고 식단, 운동과 마음 관리를 통해 암을 없앴다는 인플루언서였다. 생야채, 통곡물 위주의 식사로 동물성 식품, 가공 식품 및 당류를 제한하고 하루 30분 이상 햇빛을 쬐고 운동을 하며 성경 공부하는 일상을 공유하는 분이었다. 그분이 공구하는 당이 들어가지 않은 떡을 구매해 보는 등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밖에서 비빔밥을 먹을 때는 야채 많이, 달걀 빼고 주세요."라고 말한다는 포스팅을 보며 약간의 피로를 느껴 팔로우를 취소했다. 어쩌면 맞는 말은 듣기 싫을 때가 있기 때문일까.


시간이 흐르고 콜린 캠벨, 토마스 캠벨이라는 영양학 전문가 부자(子)쓴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문학보다는 문학을 훨씬 선호하는지라 세세한 실험의 결과를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식물성 단백질과 다르게 암이나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책이다.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전체 열량의 10퍼센트를 넘어서면 안 되며, 우유와 달걀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방문했던 헬스장과 건강을 되돌리기 위해 찾았던 병원 모두에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전혀 뜻밖의 권고에 당황스러웠지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보기로 했다. 수술실과 항암주사실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해볼 참이었다.


아직 비건이 되지는 못 했지만, 우유와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완전히 끊었다. 달걀과 닭고기는 종종 먹고, 돼지고기나 소고기 역시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는 날은 소량만 섭취한다. 정제 탄수화물은 제한하고, 그 자리를 통밀, 현미나 잡곡으로 채웠다. 단순당도 웬만해서는 먹지 않는다. -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카페에서 브라우니 파운드를 시키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루이보스 티를 마시고 있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그러면서 느끼는 변화는 속이 편하다는 것. 소화가 잘 되고 더부룩하지 않다. 처음에는 배가 차지 않는 기분이 들었는데 적응의 시간을 갖고 나니 간식 없이도 식사와 식사 사이가 배고프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정말 먹고 싶은 날은? 그런 날은 먹는다. 대신 적당량을 기분 좋을 만큼만 먹는다. 중요한 건 매일, 혹은 자주 먹는 음식이 합해져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한 번 먹는 특별한 날의 음식이 바로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믿음이다. 몸은 몸대로 정화 기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그 수준을 벗어나지만 않아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는 항암 전문 브랜드에서 나오는 천연 제품을 쓰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원래도 향기 나는 제품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인공적인 향은 호르몬을 교란시킨다고 한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로서 조심하기로 했다. 당연하게 쓰던 샴푸와 린스, 스킨과 로션, 치약과 가글이나 요가 매트, 의류의 성분을 알아보고 서서히 바꿔나가고 있다. 프라이팬, 쟁반이나 식기류도 어떤 것이 건강에 더 좋은지 고민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서서히 변화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들 중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많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니까.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 만으로 스물넷에 일을 시작해 서른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쉬고 있다. 상담을 받으면서 그동안 화가 난 것들, 용서하지 못한 것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것들을 들여다보며 매듭을 짓는다.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얼마큼 써야 하고 얼마 큼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고 즐거움 자체를 목적으로 쓴다. 삶에서 신을 만난다. "저는 이런 걸 하고 싶은데요. 다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빛을 비춰주실 수 있나요?"라며 대화를 나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친구의 사랑, 소소하게 나를 데워주는 온기를 놓치지 않고 발견하고 마음껏 누린 후에 감사한다.


암을 통해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방법을 배운다. 나와 30년이나 살았지만 처음 만나는 것처럼 늘 새롭고 어렵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다 하게 해주는 대신 때로는 하고 싶은 것을 참게 만들기도 하고, 또 정 힘들어한다면 한 번씩 자유를 선사하는 식으로. 사람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결국은 몸과 마음이 편한 곳에 답이 있지 않을까. 건강하게 살아보자. 암, 너는 영영 내 몸에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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