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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방주 Oct 14. 2024

ADHD 일기-5화(ADHD 이전)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뒤 ADHD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2022년 7월 16일 토요일 날씨: 맑음 (아주 더움)

아침에 책상이 도착해서 아버지와 함께 옮기느라 매우 힘들었습니다. 아버지는 더 힘드셨겠지만요. 아침 작업을 마친 후 점심을 먹고 서재 정리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분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통제받는 느낌도 들어서 더더욱 싫었습니다.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싫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된다면 대처 및 치료 방법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정신질환, 특히 ADHD와 우울증 같은 질환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30여 년간 달고 살아온 것을 이제는 벗어버리고 싶은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꼰대입니다. 꼰대는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요?


2022년 7월 17일 일요일 날씨: 맑은 뒤 구름

아침에 아버지와 약간 다투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점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그쳤습니다. 더 나올 것도 없습니다. 저나 가족이나 서로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후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점심을 먹어도 썩 맛있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도 집중이 안 됩니다. 짜증이 더 났습니다. 게다가 집중이 안 되어 더 힘듭니다. 무언가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이제 너무 힘듭니다. 희망이란 것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요?


2022년 7월 18일 월요일 날씨: 비

오늘은 할 일이 없어서 백범일지를 읽었습니다. 백범일지, 즉 김구 선생님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일지입니다. 백범일지를 보니 그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조리직 공무원 시험을 위해 한국사를 공부했었는데,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의 내용이 생생히 기억났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보면 정부가 잘해 주기를 바라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기분이 좀 우울해졌습니다. 무엇 때문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왔던가요? 무엇을 위해 고립은둔의 시기를 보냈단 말인가요? 생각하면 할수록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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