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 You are the best. You can do anything you want. You are number one. 일한이 하나가 제일 소중해!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귀여운 질문을 했다.
아들 : 아빠 뭐든지 할 수 있으면 아파트도 들 수 있어?
아빠 : 연습하면 할 수 있지! 뭐든 다 할 수 있어 정말이야! 지금은 못해도 노력하고 연습하면 못하는 게 없어. 사람은 그런 존재야.
첫째로 아이의 귀여운 질문이 재미있어 미소 지었고 둘째로 아빠가 매일 아침 반복하여하는 말을 상투적으로 듣지 않고 새겨 들었구나.라는 뿌듯함에 미소 지었다.
이제는 위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아빠! 왜 Hug 안 해줘?"라고 하면서 얼른 말해달라고 할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나는 매일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관들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문장들 중 "You can do anything you want."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공부는 중요하다.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는 글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공부는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성적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학벌 또한 매우 중요하다. 성적과 학벌로 인생이 결정되는 것을 반기는 편은 아니지만 매우 높은 비율로 학벌은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원하는 것을 척척 이루어내어 상대적으로 '대접받는 인생'을 살고 있다. (공부에 따른 스트레스는 논외다. 논점은 한국 사회에서 공부를 잘하면 얻는 장점들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은근히 대접받는 학교 풍토를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가 전부일까? 그 답은 주위에서 흔히들 볼 수 있듯이 '절대 아니다.'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공부는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하나의 길일뿐이다. 도구가 될 사항이지 목표가 될 사항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이었으면 하는가? 높은 학벌? 높은 성적?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에서는 명사가 아닌 동사의 꿈을 가지라고 하며 박상진 의사이야기를 한다. 판사라는 지위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위를 목표로 두지 않고, 법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늘 당하고만 사는 평범한 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가지고 독립운동을 하였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아이도 단기적인 성적, 학벌 등이 아닌 '어떤 일을 하겠다.'와 같은 동사의 꿈을 가졌으면 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공부라면, 도구로서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지 공부 자체가 목표가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모든 스펙을 비공개로 하고 단지 회사를 위해서 일할 자세가 되어 있고 목표 의식이 충만한 지원자를 뽑겠다는 생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했을 때 합격자 중 고학력자의 비율이 일반 채용 때 보다 오히려 많았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목표를 이룩하려면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하다 보니 공부도 잘하게 된 것이다.'내 인생 동안 어떤 것을 하겠다'라는 동사의 꿈을 가지고 달렸고 그 과정에서 공부와 학위가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공부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은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헤르만 헤세는 주인공 하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교양적인 삶에서 벗어나 내면의 수많은 자아를 만나는 과정을 보여주며
" 인간은 하나 혹은 두 개의 개성으로 되어 있지 않다. 어떤 이는 정신적인 것에 있어서는 고도로 발달해 있지만 다른 작은 삶의 기술에 있어서는 매우 뒤처져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우연히 잘할 수 있었던 서너 가지 능력과 수양 만을 정당화하면서 문학, 음악, 철학에 지극히 빈틈없는 교양을 갖춘 전문가인척 삶을 살았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능력은 망상이다."
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삶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나의 능력, 학교에서 부모님이 중요하게 강조했던 '공부', '교양' 보다 우리 인간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내면의 잠재력을 '나는 공부를 해야 해'라는 생각으로 '망상'을 만들어서 억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본인의 잠재력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제한 없이 펼쳤으면 좋겠다.
김대수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에서는 '아는 척 신경'이라는 재미있는 뇌과학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아주 조금만 알고 있어도 그 전체를 아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뇌 과학적으로는 적은 정보로 많은 것을 처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이는 일반화(하나만 보고 모두가 그렇다고 느끼는 것)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공부는 중요하고 학창 시절을 통해서 공부를 잘하면 어떠한 이점이 있는지 수 없이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로 성공한 몇몇 인생을 가지고 공부만이 성공과 행복의 길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이의 꿈과 잠재력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글을 통해 나는 공부는 중요하다만 공부 자체를 목표로 삼지 말고 동사의 꿈을 가지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공부를 하도록 하자, 그리고 공부로만 한정 지어 아이의 잠재력을 제한하자는 말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들 "can do anything you want"니까.
그러나, 학교에서 아이가 공부를 하다 보면 우리 아이가 '평균적인'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다음 글은 '평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