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km 뛴 주제에 느낀 건 하루키만큼
비 온다고 했던 토요일,
6K 마라톤…
나갔습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어요.
사실 이번엔 정말 가기 싫었어요.
그런데 나갔던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억지로라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미리 만들어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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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100m도 안 걷던 제가
런데이 앱을 깔고
30분 달리기 도전을 했어요.
1분 뛰고 걷고…
2분 뛰고 걷고…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늘려가며
결국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됐어요.
30분이면 딱 5km 정도 달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5km 마라톤부터 시작했어요.
한창 자신감 넘쳐서
멋모르고 10km에 도전했다가
쓰러질 뻔한 뒤로는
기부 마라톤만 나가기로 마음먹었죠.
‘그래, 이건 의미 있잖아!’하고
제 자신을 설득해야
계속 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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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월드비전 글로벌 6K.
짧아 보여도
그 6km를 위해 평소에도 뛰어야 합니다.
근데 이번엔 왜 그렇게 뛰기가 싫던지…
늘 5km만 딱 달렸어요.
‘1km쯤이야.
이 악물면 거뜬히 뛸 수 있겠지.’
그런데 몸은 정직했어요.
5km에서 딱 멈췄고,
정말 더는 못 뛰겠더라고요.
결국,
마지막 1km는… 그냥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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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늦추니까
달릴 땐 몰랐던 주변이
눈에 들어왔어요.
손을 꼭 잡고 달리는 커플,
아빠 손을 꼭 쥔 아이.
참 예뻤어요.
조금 부럽기도 했고요.
그때 문득 떠올랐어요.
이 6km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매일 물을 길으러 가는 거리라는 걸.
누군가에겐 생존이고,
누군가에겐 기부고,
오늘 저에겐…
비로소 ‘보인’ 거리였어요.
아이들이 매일 걷는 길을
내 몸으로 따라가 보니
6km가 새삼 길고 무겁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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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끝났지만
그 풍경은 마음에 오래 남아 있어요.
끝까지 못 달렸어도 괜찮았어요.
걷는 덕분에
더 많은 걸 봤고,
더 깊이 느꼈으니까요.
이렇게 의미 있는 일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참…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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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이 오빠는 늘 말해요.
(런데이 앱 목소리 주인공,
자주 듣다 보면 은근 내적 친밀감이 생겨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달리기는 철저히
혼자만의 싸움이라 생각했는데
마라톤에 나가보면
정말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요.
숨이 차올라도
앞에 누군가 달리고 있으면
‘조금만 더 힘내자. 거의 다 왔어.’
그렇게 앞사람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아직 달리기가 무서워요.
숨 막히고 쓰러질까 봐
솔직히 지금도 겁나요.
그래도 일단 나갑니다.
“일단 나가자.
못 뛰면 걷기라도 하자.”
그리고 이제는 믿어요.
달리든지 걷든지,
적어도 멈추진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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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너 달리기 처음 시작했을 때 기억나?
1분도 못 뛸까 봐 무서워했던 너.
근데 지금은 6km도 걷고, 뛰고,
그 길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의미를 찾고 있잖아. 정말 기특해.
너는 달릴 수도 있는 사람이고,
또 걸을 수도 있는 사람이고,
걸은 덕분에 더 많은 걸 볼 줄 아는 사람이야.
느려도 괜찮아.
꾸준하게, 너다운 속도로
지금처럼 달려.
언제나 여기서,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