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도 괜찮아, 사랑이야
출장 기차 안,
포돌이에게서 톡이 왔다.
[자동환불 완료]
3일 내 송금받지 않아 보낸 분에게
카카오페이머니로 환불되었습니다.
기차 밖 풍경은 여전히 달리는데,
내 안의 속도는 거기서 멈췄다.
작년 이맘때쯤,
포돌이는 시계를 한참 알아보다가
결국 내려놨다.
“필요하긴 한데… 나중에.”
그 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딱히 갖고 싶은 걸 말하지 않는 사람인데,
그 시계는 정말 필요해 보였으니까.
올해도 포돌이는
다시 그 시계를 알아보고 있었다.
금액도 괜찮은 걸 찾았더라.
“내가 사줄게.”
(포돌) “됐어. 내가 살게.”
나는 그냥 송금했다.
메시지 한 줄과 함께.
“그냥 사. 더 고민하지 말고.
생일선물로 사주고 싶었어.”
며칠 뒤면 포돌이 생일이다.
작년처럼 그냥 흘려보내기 싫었다.
필요한 걸 자꾸 미루는 포돌이에게,
이번만큼은 꼭 내가 선물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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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그 시계는 사지 못했고
내가 송금한 돈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래서 톡을 보냈다.
“자기가 내 생일에 월차 쓰고
2박 3일 함께 해준 게
훨씬 더 값지고 비싼 거야.
이 정도는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부담 갖지 말고,
이걸로 자기가 사고 싶은 거 꼭 사.
늘 그 시계 보면서
내 생각하라고 사주는 거니까… ^^”
(답없음)
며칠 뒤,
환불 예정 알림이 떴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냈다.
“자기가 나한테 해준 게 더 많으니까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꼭 받아.
그래야 내가 맘이 편해.
안 받으면 섭섭할 것 같아.”
(답없음)
그런데… 결국,
자동환불이 되어 날아온 거다.
아무 말도 없이…
포돌이는 원래 뭔가 받는 걸 어려워한다.
고마움을 ‘빚’처럼 느끼는 사람.
사실 나도 그런 사람인지라,
머리로는 안다.
포돌이 마음엔 ‘받아도 괜찮다’는 칸이
아직 없다는 걸.
근데 아무리 이해해도,
조금… 아니 꽤 섭섭했다.
아마도, 나한테 만큼은
그 칸이 열리길 바랐던 거겠지.
포돌이에게 내 선물만큼은
부담이 아니라
그냥 ‘사랑’으로 남길 바랐으니까.
⸻
이너마더의 연애꿀팁
경윤아,
포돌이에게 ‘받는 것’은
기쁨보다 부담이 먼저 오는 일이야.
포돌이가 선물을 거절한 건
너를 밀어낸 게 아니라,
오래된 습관을 지킨 것뿐이야.
그러니까 줄 때는,
“받아도 괜찮아”라는 안심을
미리 담아서 보내자.
그리고 기억해.
받는 게 서툰 사람에게는
주는 사람이
조금 더 오래 기다려줘야 해.
그 기다림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그 마음속 칸이
너한테는 활짝 열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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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예고
며칠 뒤, 포돌이에게 물었어요.
“근데 왜 안 받았어? 나 좀 섭섭했는데…
시계 없이 돈만 받기가 좀… 그랬어?”
(끄덕끄덕)
아놔.
그걸 그냥 말해줬으면 됐잖아요.
말 한마디 없이,
자동환불로 깔끔하게 끝내버리다니.
정말, 포돌이 스타일이죠?
과연 포돌이 생일,
그의 손목에는 시계가 채워졌을까요?
아니면 또 “부담스럽다”는 말과 함께
(아니…말도 없이..ㅋㅋ)
시간만 흘려보냈을까요.
다음 화에서,
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