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틸>
이 작품은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만들었던 숀 레비 감독과 엑스맨에서 보았던 주연 배우인 휴 잭맨 때문에 보러갔던 작품이었다. 원래 잘 알지 못하는 장르인 권투이긴 했지만 사나이다움을 어필해야 하는 장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이 작품은 가족영화를 감독했던 숀 레비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걱정하며 보게 되었다. 하지만 걱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감으로 바뀌게 되었다.
엑스맨에서 알게 되었던 휴 잭맨은 굉장히 야수성이 있는 성깔 더러운 캐릭터를 연기했고, 이 작품 역시 비슷한 색을 띄고 있는 주인공 찰리역을 맡고 있다. 찰리는 이모에게 입양권이 넘어가 버린 자신의 아들인 맥스를 잠시 맡으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매우 날라리 같은 삶을 살던 찰리였기에 자신의 이혼한 아내에게 딸려온 아이를 억지로 맡아주었다. 그리고 아이의 양육권을 이모에게 넘긴다는 조건으로 돈까지 받을 정도로 한심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사실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권투 선수였다. 하지만 사람들끼리 싸우는 권투에 싫증을 느끼고 더 안전하지만 더 폭력적인 로봇들의 복싱이 인기를 끌면서 하차하게 되었다. 또한 권투 경기장을 운영하던 오랜 친구이자 사랑하는 대상인 베일리의 권투 체육관을 유지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한다.
처음에는 억지로 맡게 된 자신의 아들인 맥스를 귀찮은 물건 취급하듯이 했다. 하지만 고철 처리장에서 맥스를 구해준 로봇 아톰을 찾은 이후부터 두 사람은 점점 서로 가지고 있는 것이 같다는 것을 깨달으며 아빠와 아들 관계로 온전히 발전하게 된다. 처음 만났던 찰리와 맥스의 관계는 덜컥거렸다. 양육권을 넘긴다는 조건으로 5만 달러를 받고 자신의 아들을 판 것과 같은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싼 값에 일본의 퇴직 로봇인 노이지 보이를 얻게 된 후 함께 만지면서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친해지게 되었다. 물론 과한 도전으로 다시 패망의 길을 걷게 된 자신의 아빠인 찰리를 맥스는 비웃으며 덮어버리는 아직은 좋지 못한 관계였다. 이때 두 사람을 연결해 준 로봇이 바로 아톰이다. 아톰은 현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작은 몸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그에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찰리는 맥스를 지하 격투장에 데려가게 되는데, 그 곳에서 싫어하는 자기 아빠와 판박이로 이 경기장에서 제일 비싼 대상과 싸우게 된다. 그렇지만 맥스는 자신의 아빠 찰리와는 다르게 대상을 쓰러뜨리며 첫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아톰을 업그레이드 하며 밤을 샌 맥스는 그에게 있는 동작을 따라하는 기능을 켜 둔 상태로 춤을 추던 중 찰리에게 발견된다. 맥스는 찰리에게 예전 격투 선수 시절 동작들을 기술로 아톰에게 입력시켜달라고 한다. 찰리는 굳이 귀찮은 짓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톰과 함께 춤을 추는 맥스를 귀여워 하면서 아톰의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이 되는 그 춤을 경기 전에 춘다면 기술을 등록시켜준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춤 추는 복싱 로봇 아톰'과 '아빠와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국의 지하 격투장을 누비면서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당대 최고 선수인 제우스에게까지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작품 초반, 내기에서 도망쳤던 찰리를 쫓아온 친구가 찰리를 흠씬 두들겨 패고 맥스마저 위험하게 만들자 찰리는 자신은 '좋지 않은 아빠'라며 '제우스와의 결투는 포기하라'고 말하며 맥스를 돌려보내게 된다. 그렇게 맥스는 찰리에게 실망한다.
자신을 위해서 싸우길 바랐지만 '여전히 아빠는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어느 새 두 사람은 아톰을 얻고 함께 세상을 여행하며 돈독해져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가지고 있는 다른 상처가 있었다. 찰리는 빛나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오만함으로 인해 낮은 지하 격투장만을 전전하며 연명하던 사람이었다. 맥스는 엄마와 아버지 모두를 잃은 아이였다. 그런 두 사람이 아톰이라는 로봇을 만나며 순식간에 가까워지게 된다. 아이는 아빠에게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낸다. 아빠는 아이가 부리는 재롱에 힘을 받아 오랜 시간 지난 자신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좋은 결과물들이 아톰에게 흡수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게 되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톰을 통해 돈독함을 쌓아옴과 동시에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 자기 자신이 바라보지 못했던 것을 직접 바라보며 마주하게 된 것이다.
도망만 다니던 찰리는 직접 자신의 발로 맥스 집을 찾아가 자신의 과거와 대면하게 된다. 찰리는 맥스에게 '자신이 무엇을 했든지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너무 많은 죄를 지었다고, 조금 늦었었지만 아빠로서 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젠 맥스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과 함께 아톰을 보여주며 두 사람은 제우스와 싸우러 경기장으로 향한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톰은 명령받는 기계 장치가 망가져 하차하려고 했지만 '동작을 따라하는 능력'으로 시야 안에 보이는 구석구석을 누빈다. 이때 찰리는 제우스를 흠씬 두들겨 패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그가 엄청난 복서였다는 것을 알린다. 마치 연약한 인간이 제우스에게 맞서는 것과 같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려져 있던 것들을 모두 벗어던지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우리는 언제나 '타이밍'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공부 해야 할 때, 사과 해야 할 때, 달려야 할 때···. 그 순간을 놓치면 기회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도, 기회가 결국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찰리와 맥스, 아빠와 아들의 관계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존재 하나만 있더라도 우리는 엄청난 기회들을 얼마든지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 내가 무언가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순수하게 나만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이 영화를 통해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