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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by 아침사령관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나고 그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첫 대면 시 그의 외모, 복장, 태도를 통해서 첫인상만으로도 과연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가끔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처음 만날 때에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신경을 써서 외모를 가꾸고 태도를 바르게 합니다.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잘못된 인상을 주게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평소와는 다르게 매우 중요한 자리일수록 첫인상에 오랜 시간 공을 들입니다. 면접을 보러갈 때, 배우자가 될 사람의 부모님을 처음 뵙는 자리, 중요한 계약을 위해 고객과의 미팅 등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첫인상과 같이 매우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능력이나 진심을 알 수는 없습니다. 첫인상은 말 그대로 첫 인상일 뿐인 것이죠. 얼굴이 잘 생겼다, 호감형이다, 옷을 잘 입는다, 태도가 바르다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일 뿐, 그 이상 그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상대방과의 교류, 소통이 필요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그 사람에 대해 어느정도 안다고 말하는 것은 살아오면서 우리가 쌓은 사람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난 일종의 편견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사람을 만나보니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고 저런 사람은 대체로 저렇다라고 하는 경험치일 뿐 그것이 모든 상황과 사람에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열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에서와 같이 사람은 첫인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을 만나도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죠. 우리가 상대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이 전부일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물며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첫인상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해서는 안되고 그것은 나의 주관적 편견이 깊게 베어 있는 사고 방식인걸 알아야 합니다. 첫인상이 좋았는데 알고보니 첫인상과는 반대로 거만한 사람일 수도 있고 반대로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심성이 따뜻하고 훌륭한 성품을 지닌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첫인상과 달랐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나요? 사회 생활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했습니다.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가깝게 지내지 않았고 반대로 첫인상이 좋으면 친하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안에서 얼마나 많은 배반과 배신을 목격했으며 나 또한 피해자가 되어 사람을 잘 믿지 않았던가요. 쉽게 사람을 믿었는데 전부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겉모습은 얼마든지 가면을 쓸 수 있는 것이 사회입니다. 거짓 가면에 속은 경험으로 인해 이제는 섣불리 사람을 첫인상,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사람에 대한 편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오래 봐야 그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섣부른 판단이 불러오는 오해는 상상도 못할 결과로 다가올 수 있거든요. 온라인에서는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특히 더 많은 오해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오해가 불러오는 감정의 깊은 골짜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은 채 방치됩니다. 상대방의 사정을 모르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결코 비판하거나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고 또 말하지 못하는 속내가 있을 것입니다. 첫인상이 주는 편견에서 벗어나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을 오래 들여다 볼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좋은 관계를 넘어 진심을 담은 관계를 만드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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