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욱 Nov 24. 2024

프롤로그

나는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하나 있다.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홀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은 할머니의 손맛과 음식에 녹아 있다. 이 경험은 내 또래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야기일 수 있다.

서울에 올라와 친구들에게 내가 어릴 적 매주를 밟았던 이야기, 장에 구더기를 건지던 이야기, 엿기름으로 조청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하면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너 70년대 생 아니냐?"며 놀리는 친구도 있었다.


그 시절에는 콩을 털고, 깨를 털고, 거름을 주던 일이 달갑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를 요리사의 길로 이끈 중요한 경험들이었다. 그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술안주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지만, 이보다 더 잊히지 않을 화성의 향토 음식들을 기록해 두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한 것들 위주로 풀어나가려 한다.

레시피 위주가 아닌 그 음식에 담긴 개인적 추억과 사유를 쓰려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