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군상 별 대응법 #3]모르는 걸 안다고 하는 사람

by 아라항


지금이야 지도어플로 길 찾기를 하는 세상이지만, 옛날에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길을 물어보곤 했다. "여기 가려면 어디로 가야 돼요?"라고 물어보면, "저도 이 동네가 처음이라 잘 모르겠네요."라거나, "앞에 보이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2블록 가면 좌측에 보일 거예요"라고 친절하게 답변을 주시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가끔 어떤 분들은 본인도 확실하지 않으면서, "저기로 가면 돼요"라고 무책임하게 답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더 많은 시간을 헤매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질문에 답을 모르면 "모른다" 알면 "안다"라고 말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이지만, 위와 같이 사람들은 본인이 모르는 것에 "아는 척" 답변을 하곤 한다. 길을 묻는 거와 같은 일상생활의 소소한 질의답변은 답변을 주는 자가 잘못된 정보를 준다 해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심각하지 않지만, 회사업무에서의 잘못된 정보 전달은 금액적 규모 측면이나 영향을 받는 인력 규모 측면에서 그 피해가 더 막심하다.




왜 사람들은 모르는 걸 안다고 할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얘기하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왜 모르는 것에 대해 안다고 얘기하는 걸까?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남에게 들키는 게 싫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남이 아는 걸 싫어할까? 어떤 심리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해당 행동을 하는 파트원을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서른에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의 "자존심은 낮추고 자존감은 높이라"는 챕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린아이가 부모도 모르는 내용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 "자존심"을 내세우는 부모 "이런 거를 왜 물어보냐, 선생한테 물어봐라"리며 꾸중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높은 부모는, "내가 모르는 질문이네 같이 찾아볼까?"라며 아이와 함께 아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같이 찾아보려 한다.
후자의 부모는 아이에게 모르는 것을 알려줘야 되겠다는 "본질"에 더 집중을 하고, 전자의 부모는 본질보다는 "남의 시선"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회사를 배경으로 다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파트원은 회사에서 남에게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숨기고 싶은 심리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남에게 들켰을 때는 자존심을 내세워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이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여 1) 업무에 적용을 하거나 2)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업무 실수나 차질을 예방한다는 "업무의 본질"을 망각하여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


자존감이 낮은 파트원이 업무의 본질을 중요시 여기지 않아 자신이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 안다고 하며 아무 말이나 지어내서 상대방에게 얘기를 했다. 이를 들은 팀원은 해당 내용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상사에게 전달하였다. 이후 상사로부터 보고서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피드백을 듣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보고서의 내용을 수정하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위와 같이 잘못된 정보는 해당 정보를 접한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잘못 진행된 업무를 다시 바로 잡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발생한다. 작게는 보고서 수정부터 시작하여 크게는 금전적 손실도 일으킬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행동은 비단 상대방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회사 내 본인의 신뢰가 깎이는 것이 그 피해이다. 말 그대로 거짓말 소년이 되어버린다.


앞으로 아무도 거짓말 소년에게 그 어느 것도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모두들 거짓말 소년의 말을 믿어서 피해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아무도 거짓말 소년에게는 업무를 맡기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업무에서 점점 배제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잘 모르는 걸 안다고 하는 사람 대응법


파트원 입장에서야 문제의 인력이 하는 말을 무시하거나 애초에 질문을 하지 않는 식으로 외면하면 되지만, 파트장 입장에서는 문제의 인력을 외면하면 안 된다. 해당 인력을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이 인력으로 인해 다른 파트원들이 업무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며, 더 나아가 해당 인력이 발설한 잘못된 정보가 파트의 업무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특정 파트원이 잘 모르는 걸 안다고 하는 경향이 있는지는 평소 업무보고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업무보고를 받을 시 상대방의 생각이나 의견이 아닌 사실여부에 대해 보고자에게 질문을 해보자.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되는 거 같습니다." 라며 사실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사람이 그 경우이다.

잘 모르는 걸 안다고 말하는 파트원이 누구인지 특정되면, 해당 인력이 업무보고를 할 때를 기회삼아 피드백을 해보자. "본인이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면 더 알아보고 다음에 보고 하겠다고 해도 돼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을 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식의 최대한 공격적이지 않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고치지 않는다면 추가 면담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단호히 경고성 멘트를 해주는 게 필요하다.

"혹시 본인이 모른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게 되는 게 싫은가요? 모르는 건 물어보고 알면 되지 모르다는 건 창피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본인이 모른다는 것을 감추려고 얘기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상대방이 피해를 볼 수 있고 업무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니, 다음에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상대방에게 말하도록 하세요"




본인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


본인은 맞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알려준 정보가 틀렸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어 얼굴이 붉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상기에서 설명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본인이 모르는 것을 '고의적으로' 숨기려고 하는 행동과는 다르게,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반복 된다면 상대방은 고의성과 무관하게 본인을 피하게 될 것이며 조직 내에서의 신뢰도 평판 또한 낮아질 것이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메타인지'를 키워야 한다. 개인적으로 메타인지에 대해서 심리학 교수인 리사손 교수님의 강의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내가 이해한 메타인지의 정의는 '자신이 어떤 방식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지, 결과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였는지에 대한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이라 하겠다.


내가 맞다고 생각한 내용이 진짜 맞는지? 내가 방금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조금의 의구심도 남지 않을 때까지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되묻고 다른 자료도 찾아보고 공부하는 자세가 메타인지를 키우며 자연스레 본인이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과오를 피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메타인지'라는 개념까지 활용해 가며 자기 검열을 하여도 실수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 아예 실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너무 낙심하거나 걱정하지 말자. 듣는 이는 말하는 이가 얼마나 열심히 알아보고 알려주려 하는지 아님 자신이 알아보지도 않은 내용을 말하는 것인지 단번에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것이니.




공자가 말하길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 했다.


처음에는 간단해 보였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할 수 있는 자존감""자기 객관화를 통해 본인의 인지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메타인지"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이제는 다들 알았길 바란다.







Chapter. 인간군상 별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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