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승진에는 관심 없고 회사를 즐기며 다니는 즐겜유저와 월급만 타먹고 일은 하지 않으려는 월급루팡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신입사원들조차 오늘 하루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회사생활을 보내고 있으니, 이 모든 게 열정이라는 단어와는 참 멀어 보이는 현상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회사에는 업무에 대한 열정이 만땅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직원들 때문에 그나마 회사가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지만, 모든 열정직원들이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뭐든지 혼자 조용히,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주위 사람들과 얽히면서 시작된다.
일부 열정직원들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니까 다른 사람도 열심히 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주위 파트원들도 자신의 기준으로 몰아세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개개인 별로 상이한 업무 가치관에 따라 직장생활을 하는 월급루팡이나 즐겜유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월급을 받았으면 응당 그에 준하는 업무를 해야 되고, 그 수준이 현재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강도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개개인 별로 직장생활을 대하는 가치관이 '다르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직장생활 방식이 옳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의 태만한 업무태도를 바꾸는 것이 곧 그들을 올바른 직장인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라고 믿고 다른 직원들을 푸시한다. 남의 삶에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것은 매우 까마득하게 주제를 넘는 것이며 옳지 않다는 것을 망각한 채 말이다. "나의 기준은 이거야. 그리고 이게 맞아.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따라야 해!"
열정도 모자라 완벽주의성향까지 있다면 더욱 피곤해지는 의욕만땅 유형이 완성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놓친 다면 그것은 업무를 열심히 안 한 것이요, 열심히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으로 더욱 거세게 다른 직원들을 몰아붙인다.
웬만한 직원들은 직급이 비슷한 다른 동료에게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지만, 간혹 가다가 그런 경우가 있다. 그 간혹 가다가 있는 경우가 바로 위에서 설명한 '문제가 되는 의욕만땅 유형'이다.
의욕만땅 파트원은 주위 파트원들에게 극심한 짜증을 유발하는 정신적 피해를 가한다. 자기 상사가 잔소리를 해도 짜증이 나는데, 뭐라고 옆에 앉아 있는 같은 파트 사람이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뭐라고 하면 짜증을 넘어서 어이가 없을 것이다. 잘못해서 언쟁이라도 벌어지면 자기 말이 맞다면서, 자기 방식대로 해야 된다면서 고집만 부려 건설적인 대화는 기대조차 하질 못한다.
만약 본인의 파트장이 '의욕만땅 유형'이라면, 본인의 파트원들이 자신의 업무기준에 맞춰서 일을 잘하는지 안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것이다. 파트원들의 업무자율성을 침해하는 상사의 마이크로매니징은 파트원들의 업무의욕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이와 관련하여 상세 내용은 이전 "파트장의 파트원 대응법" 글의 The Don'ts 부분에서 설명한 "마이크로매니징은 금물이다" 부분을 참고하길 바란다.
분명 1인분의 몫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장이 자신의 업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1인분 몫을 못하는 월급루팡 취급을 한다면 파트원 입장에서 얼마나 기운이 빠지겠는가.
잘못된 방향으로의 의욕만땅 파트장의 언행은 급기야 파트원들의 부서이탈로 이어질 것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업무 공백은 오롯이 남은 파트원들의 업무로 전가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의욕만땅 파트장은 이 사태가 본인의 언행으로 인해 발생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열심히!"라는 일념으로 더욱더 남겨진 파트원들을 몰아세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파트원일 때는 에이스였는데 파트장을 시키면 성과를 못 내는 유형의 대부분의 케이스가 의욕만땅 유형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파트장이 된 후 본인의 파트원들에게 무한한 업무열정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인해 파트원들의 근무의욕과 부서사기를 저하 시킴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부서의 업무성과 창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부서장은 본인의 부서원 중 누가 문제가 될 만한 의욕만땅 유형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현재 일을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왜냐면 우리가 찾는 문제인력은 현재 그 누구보다도 특출 나게 일을 잘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개개인의 업무성과보다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만약 본인의 부서원이 아래의 경우에 해당이 된다면 해당 인력은 문제를 일으킬 의욕만땅 유형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다른 파트원들과 협업함에 있어서 본인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화나 짜증을 내는지"
"다른 파트원들과 일을 분배하지 않고 본인의 욕심껏 혼자 도맡아서 하지는 않는지"
"본인의 부사수에게 지시한 업무를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며 잔소리를 하진 않는지"
"남들은 사소하다고 느낄 업무의 디테일한 면을 챙기되, 남들이 안 해서 내가 한다는 식의 불평불만을 하진 않는지"
문제의 인력으로 분류된 부서원은 향후 파트장 후보에서 제외해야 된다. 만약 기존 파트장들 중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의욕만땅 유형이 있어 지속적으로 인력관리 이슈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문제의 파트장을 보직 해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아무도 파트장 하길 싫어하는 상황이라서 이 인력 아니면 파트장이 공석이 되는데"라던가 "그래도 얘만큼 업무를 열심히 하는 애도 없는데"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보직해임을 미룬다면 그 밑에 있는 애먼 파트원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문제의 의욕만땅 유형은 다른 파트원과의 협업이 어려움으로, 되도록 혼자 수행할 수 있는 1인 업무를 할당해 줌으로써 다른 파트원들과 발생할 갈등요소를 미연에 제거하도록 하자.
진심으로 해당 인력이 앞으로 보직장을 맡으며 조직에서 승승장구하길 바란다면, 면담을 통한 주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본인의 과한 업무욕심과 의욕이 다른 파트원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해당 인력에 그렇게까지 마음이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철저히 1인 업무를 할당하고 최대한의 업무성과를 뽑아내는 식의 인력활용법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파트장은 모든 인력들에게 잘해야 되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된다는 믿음으로 인해, 본인이 특정 인력을 '이용'한다는 식의 자책성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본인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파트원들을 잘 되게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런 마음가짐은 파트장의 마음가짐이라기보다는 부모의 마음가짐에 더 가깝다. 파트장의 제1 의무는 "파트의 업무성과를 도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떻게 인력을 운영하는지는 부차적인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본인의 상사가 문제의 의욕만땅 유형이라면, 무조건 해당 파트를 떠나는 방법밖에는 답이 없다. 계속 해당 파트에 있다가는 끊임없는 잔소리와 점점 바닥을 치는 자신의 자존감만이 있을 뿐이니.
파트 내 문제의 의욕만땅 유형이 있어서 협업함에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면, 파트장에게 보고하여 파트장이 문제상황을 해결하도록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단, 파트원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거나, 문제의 파트원의 근면성실함만을 보고 현 상황을 문제로 인식을 하지 못하는 파트장이 있을 수 있으니, 본인의 파트장이 100퍼센트 문제상황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갖지 말도록 하자. 본인의 파트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미련 없이 해당 파트를 떠나 오피스 빌런이 없는 파트로 이동하길 바란다.
예컨대 과유불급이라 했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이는 업무의욕도 마찬가지다.
누가 알려주기 전에 자신이 먼저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게 베스트이다. 자기 자신이 문제의 의욕만땅 유형이 아닌지, 자신이 남들을 위해 건네는 충고가 실제로는 오피스 빌런 짓은 아닌지 자아성찰 해야 될 때이다.
Chapter. 인간군상 별 대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