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모습이 연상되는가? 나이 많고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자기의 생각과 가치관을 일방통행 식으로 쏟아부어버리는 모습이 떠오를 거다. Perplexity에서 검색한 꼰대의 정의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나 또한 회사생활을 하기 전에는 꼰대의 전제조건으로 "나이가 많다"라는 인식이 있었다.
꼰대(kkondae)는 한국어에서 주로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속어로 사용됩니다. 원래는 아버지나 교사와 같은 연장자를 가리키는 은어였으나, 최근에는 특히 직장 내에서 자신의 경험을 강요하는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변형되었습니다
https://www.perplexity.ai/search/ggondae-ran-hbftS0cfQGeuWtW5JskMxQ#0
하지만, 십수 년의 회사생활동안 여러 부서를 이동하며 나름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면서 깨달은 바, 꼰대는 나이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하여, 나는 꼰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렸다.
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변화하려 하지 않고 옛날 방식/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는 세상에 발맞춰 생각을 바꾸고, 자기가 믿어왔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20~30대인데도 불구하고 그 짧은 인생동안 확립된 자기만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믿으며, 철칙처럼 지키며, 더 나아가 남들에게도 강요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나이가 어린데도 꼰대기질이 다분한 사람들을 혹자들은 "젊꼰"이라고들 한다. 요즘 내가 느끼기에 말이 좋아 젊꼰이지, 나이 많은 꼰대보다 더한 게 젊꼰이다. 대기업에서 40대 직원 수가 20대 직원 수를 넘어 역피라미드 형태의 조직구조를 가지게 된 오늘날의 회사에서 40~50대 분들은 "MZ 이해하기"와 같은 인사과에서 만든 교육들을 들으며, 나이 어린 신입사원 및 저연차 직원들 눈치를 봐가며 자기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꼰대력을 철저히 숨기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젊꼰들에게는 제재가 가해지는 그 무엇 하나 없다. 하물며, 자기 자신이 꼰대일지 모른다는 "자기 객관화"조차 하질 못한다 : "자기는 젊다 → 꼰대는 젊지 않다 → 따라서, 젊은 나는 꼰대가 아니다"라는 기적의 논리력으로 인해.
이와 같이 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연령대에든 존재한다. 그렇다면 누가 꼰대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모두들 새로운 조직으로 전배/이직했을 때, 제일 절실하게 느끼곤 할 거다, 과연 누가 이 구역의 미친놈인지. 다른 표현으로 누가 회사생활을 하는 데 있어 피해야 하는 꼰대인지 파악이 필요하다. 레이더를 켜자. 조기에 꼰대를 감별하여 피치 못할 불상사들을 미연에 방지하자.
꼰대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씬이 있을 거다. 열정을 가득 품은 저연차 직원이 난관에 봉착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지만, 부서의 고연차 상사가 귀담아듣기는커녕 퉁명스럽게 "아 나 그거 예전에 해봤는데 안돼~"를 연발하는 장면. 꼰대들은 매사 부정적으로 대응하며 기존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과 함께 상대방의 의견에 감히 단언을 한다. 잘 안될 거라는 식으로. 이런 사람들과 업무를 하면 될 것도 안 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의견에 생산적이고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한다. 예를 들면, "~ 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 A는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다만, B는 이런 식으로 더 바꾸면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며, 의견을 여러 측면으로 분석하여 칭찬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방향까지 제시해 주는 사람 말이다.
위에 얘기한 것처럼 꼰대는 남은 부정하며 정작 자신은 부정하지 않는다.
누구든, 임원이든, 고연차 직원이던, 자신의 생각이나 결정이 틀릴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실수하고 틀릴 수 있다. 다만, 자신이 틀렸다거나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경우, 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학창 시절 때 학교 도덕시간에도 배웠을 법한 너무나도 기초적인 예의범절이자 여러 사람과 같이 협업하는 회사생황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교양이자 태도이다.
하지만, 꼰대 사전에 자신은 틀릴 수는 없다. 다른 각도로 보면 자신은 틀려서는 안 되는 사람인 거 같기도 하다. 항상 자신의 의견'만'이 맞고 남의 의견은 무시하고 부정한다. 이러다가, 자신이 잘못하였음을 인지할 경우, 자신의 잘못을 남들에게 숨기기에 급급하다. 이 얼마나 쿨하지 못한 모습인가.
자신의 실수/잘못을 쿨하게 인정하며, 상대방에게 사과해야 된다면 진실된 용서를 구하고 다 같이 합심해서 앞으로 나아가 프로젝트의 성공적으로 이끄는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꼰대들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회의에서의 언쟁 혹은 열띤 토론으로 인해서 상한 감정을 회사밖에서 까지 가지고 나가는 반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회의에서 일어난 일들은 회사를 나가는 순간 바로 잊고 퇴근 후 같이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회사선배이자 동료가 되니까 말이다.
위에서 꼰대의 특징을 언급하며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에 대해서도 묘사하였다.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들은 회사라는 조직을 더욱 발전시키며, 전체적인 업무효율을 올린다. 꼰대는 딱 이의 반대라고 보면 된다. 좀 더 상세하게 회사의 개인에게 끼치는 악영향, 조직에 끼치는 악영향을 나눠 설명하려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누구나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인정욕구가 있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잘해보려는 거 아닐까? 근데, 누군가가 내가 말할 때마다 무시하고, 부정하고, 의견을 묵살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새로운 의견 제안 → 의견 묵살당함 → 기분이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과정이 반복되고, 자연스레 다음에도 또 의견이 묵살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업무 의욕이 저하되고 회사생활에서는 긍정적인 성취욕이나 인정욕을 얻을 수 없게 된다.
더 나아가 회사에서 받은 부정적인 기운은 회사 밖에서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퇴근 후의 자기 계발이나 운동을 하는 등의 생산적인 활동을 저해하고 무기력하게 침대 혹은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멍하게 있을 확률을 높인다.
1차적으로 파트원들의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무시당함으로 인해 파트 내 논의/토론이 생산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며, 자연스레 각 파트원들의 업무의욕이 저하되며 이는, 파트의 업무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파트원들 간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일 것이다.
여기서 끝난다면 다행이다. 조직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인력유출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파트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파트 내 꼰대에 대해 뒷다마를 하는 것에 그치겠지만, 뒷다마로도 안 좋아진 마음을 달랠 길이 없는 파트원들은 슬슬 다른 파트로의 이동을 생각할 것이다. 과연 누가 먼저 파트를 나갈까 서로 눈치싸움을 하다가 한 명이 스타트를 끊으면 작은 구멍이 순식간에 둑을 무너뜨리듯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우르르 다른 파트로 이동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파트에는 꼰대와 파트장 단둘이 남는 결과만이 기다릴 뿐.
유튜브에서 회사생활에서의 인간관계 대처법에 대해 오은영 박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학교에 있는 모든 이들과 친구로 지낼 필요 없이 서로 싸우지만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되었던 것처럼, 회사 내에서도 사람들과 갈등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 그래서 뭐다? 갈등 유발인자가 충만한 꼰대는 멀리해야 된다는 얘기다. 위에 꼰대 감별법으로 꼰대로 판별된 파트원은 최대한 멀리하고 말도 섞지 말고, 항상 눈도 마주치지 않게 잘 피해 다니자.
본인이 파트장이라면, 꼰대 파트원은 혼자 하는 단독업무를 할당하여 다른 파트원 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저 친구 다른 파트원들과 잘 지내는데, 꼰대 파트원과 같이 붙여놓으면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꼰대 파트원도 업무태도가 좀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허영 된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자.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닐뿐더러, 꼰대는 절대 자기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더 파트장이 원하는 인재상으로 거듭날 일은 없을 거다. 단독업무로 꼰대 파트원을 고립시켰음에도 불구, 시장통 아줌마들처럼 다른 파트원들 업무에 이래라저래라 감내놔라배내놔라 참견을 시전 한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따로 불러 주의를 주어 잘못된 행동만큼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마음 약한 파트장이라, 이런 매콤함 멘트를 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꼰대인력의 횡포를 관리를 하지 못하겠다? 그렇다면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꼰대와 오붓하게 손잡고 단둘이 떠난 파트원들이 남긴 업무를 대응하는 상황을 감내해야 된다는 거 잊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