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남편의 부탁이라...
이 부부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다.
부인도 출근하여 저녁에나 집에 오고 남편은 부인보다 더 바쁜 사람이었다.
내가 봐도 남편은 멋있는 남자였는데 부인의 눈에는 더 그랬는지 남편을 향한 식지 않은 사랑이 느껴졌다.
잘살던 부부에게 어느 날 시어머니의 치매 소식이 들려왔다. 남편은 아내에게 "우리 엄마 내가 모시고 싶어!"라고 했다. 이 아들을 어머니는 더 사랑하였다 했다. 형제를 두었는데 더 사랑한 아들이 이 집 남편이었던 것이다. 남편은 보답하고 싶었던 것이다.
부인은 며칠을 고민하더니 "그러자!" 대답하였다.
좀 큰집으로 이사해 시어머니 방을 마련하고 낮에는 간병인을 쓰고 퇴근 후에는 자신이 수발을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치매가 심해지자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향해 욕을 하고 심할 때는 때리기도 했다.
아들이 말려도 며느리를 향해 욕을 했다.
건강하실 때는 아들보다 예뻐하던 며느리였는데 이성의 뇌가 사라지니 폭언과 폭력이 난무했다.
난 이런 현상을 보며 사람은 본디 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뇌가 망가져 이성이 사라지니 악이 등장을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방에서 어머님이 나오시는 소리가 들리면 무서워서 심장이 막 뛰어요."라 했다. 이런 힘든 시기를 겪어내니 이제는 어머님이 욕도 안 하시고 때리지도 않고 방에서 나오시지도 않아 좀 편해졌다 했다. 사실 어머니의 병은 더 심해진 것이다.
그렇게 견디다 보니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그 후에 만나 어떻게 모실 마음을 먹었냐고 물어보니 대답은 간단했다.
"남편이 원해서 해주고 싶었다."라고.
이것이 오랜 부부의 사랑이란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무엇이든 이겨낼 각오가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다.
남편을 위해 내가 견디자....
남편이 원하니 힘들어도 내가 지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