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불같은 사랑이 맺은 인연.
누구는 첫눈에 반해서 결혼했다는 말을 한다.
저기 들어오는데 후광이 비추더라 하기도 하고 귀에 종소리가 들렸다고도 하고 다른 사람은 안 보이고 그 사람만 보였다고 하기도 한다.
그것도 성격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불같은 면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나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한테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아무리 잘생긴 사람을 봐도 "좀 잘생겼네!" 하는 성격이지 "어머, 세상에 어쩜~"하지는 못하니까.
여기 듣던 대로 첫눈에 반해서 결혼한 부부가 있다.
남편은 성직자를 준비하던 사람이어서 결혼은 그의 인생계획엔 없었다. 그는 성직자를 준비하는 그런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대학생이던 남편 앞에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연상이었다. 그 시절엔 연상녀와 결혼하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몇 달이라도 남자가 빨라야 결혼이 수월한 시절이었다.
둘은 첫눈에 반해 남편은 인생의 계획을 다 바꾸고 그녀와 결혼을 했다.
정말 정렬적인 사랑이 이들을 부부로 만들었다.
어떡하면 저렇게 반할 수가 있을지 부러웠다.
그 부부의 사랑은 대단해 보였다.
부인은 창의력이 많이 요구되는 일을 했고 남편은 공부를 하였다. 말을 해보면 내가 봐도 남편은 참 똑똑하단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만나면 부인은 "남편이 정말 똑똑하다!"며 자랑을 하였다. 남편자랑을 하는 것이 난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도 알 텐데,..
난 말하다 보면 나의 남편의 모자람을 불만스럽게 이야기했는데 그 부인은 늘 칭찬을 늘 자랑을 그렇게 했다.
늘 그런 모습을 보다 보니 얼마나 똑똑하면 저럴까? 얼마나 자랑스러우면 저럴 수 있을까....
의아함 반 부러움 반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한동안 소식이 끊어졌다.
몇 년 후에 들은 소식은 충격이었다.
그 부부가 이혼을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의외였다. 아니, 왜?
열렬히 사랑하고 서로 자랑만 하던 부부였는데
정말 이해가 안 되었다.
남편이 부족하다 말하던 나는 아직도 살고 있는데
똑똑하다 그리 자랑하던 남편과 왜 헤어졌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런 것이 부부관계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은 모르는 무엇인가 있는 것....
그 뜨거웠던 사랑도 부부의 끈을 길게 이어가지는 못했다.
얼마 전에 보니 아직도 그 남편은 혼자 산다.
나이가 드니 예전같이 불같은 사랑은 찾아오지 않나 보다.
아님 한번 해본 결혼생활이 실망과 아픔으로 끝이 나서 다시는 인생계획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꼭 결혼해야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