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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in Love with the Fall

[log6. 더폴 디렉터스컷] 새롭다 NoCG가 V했다

by 쿤스트캄


2006년 분명 보았던 영화이지만 기억에서 사라져 가던 더폴

그래서 제목을 보고 이 폴이 그 폴이 맞나 찾아본듯하다.


국내에서 <더폴: 더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로 개봉한 이후 18년 만에 다시금 깨어난 더폴.

시대를 잘못 만나는 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더 폴 역시 그중 하나.

미래에 다시 환생했으니 축하해야 할 일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스턴트맨로이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뒤 똑같이 과일을 따다 낙상한 팔이 부러진 알렉산드리아 꼬마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로이가 알렉산드리아에게 들려주는 가면 쓴 검은 무법자 이야기 이렇게 두 가지다.


사실 개연성을 찾기는 어렵고 28년 동안 찍힌 필름이 얽히고설켜 기묘한 동화 같은데, 또 잘 찾아보면 콘텍스트가 아주 환상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로이가 스턴트맨으로 영화를 위해 일하다 사고가 나서 척추를 다친 걸로 나오는데, 보다 보면 사랑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사람에 대한 기대에 져버린 한 남자의 처절함이 보인다. 동시에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알렉산드리아가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하는 로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의 대범함이 보인다.


영화의 전체적 플롯,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더라도 이영화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하나의 필름으로 우리는 24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데 있는 그대로의 장면으로 정면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지내온 28년이라는 시간에 경의를 표현다. 그리고 28년을 흐르는 시공이 물 흐르듯 이어진 연출과 편집력도 놀랍다.


불가리아 영화에 대한 사견은 일도 말할 수 없지만 영화마지막 엔딩크레디트 후반부에 적힌 영화 <요호호>를 리메이크한 것이라는 글귀를 보니 언젠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28년 안에는 볼 수 있겠지.

오랜만에 미셸 공드리 영화도 다 꺼내봐야겠다. NoCG 만세.


나도 결국 더폴에 추락했다. 빠져버렸다.

새롭다.

NoCG가 V 했다_시지 없는 필름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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