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니?’
당신이 목표로 한 시드머니를 모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매우 든든하겠지만, 동시에 아주 두려울 것입니다. 정기예금을 갈아타면서 작지만 기회비용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하셨다면 아주 좋겠지만, 아마도 적금등으로 모으셨을 테니, 지금 당장은 기쁨이 가득하실 겁니다. 2200만 원을 모았다고 가정해 보죠. 통장 안에 들어있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랫목에서 잠자던 아가야 같던 내 돈이, 주식 계좌 혹은 코인 지갑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한겨울 찬바람이 부는 나무 하나 없는 들판에 세워놓은 듯한 기분이 드실 겁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말이죠.
2200만 원을 정기예금에 1년 넣어놓았다면면 66만 원의 이자가 생겼을 겁니다. 거기에 이자소득세 15.4%인 101640원을 뺀 22,558,360원이 있을 겁니다. 드디어 자산이라고 불릴만한 금액이 생겼는데, 이제 어디다가 투자해야 하나요? 부동산은 택도 없고.. 아 그래서 뭐 사냐고요.. 조바심이 마구 생깁니다. 이제 준비가 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유튜버를 찾아봐야 하나? 아니면 종토방? 블로그나 투자 카페는 어떨까?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합니다.
차갑게 생각해 봅시다. 2200만 원이면 한 달에 100만 원씩 저금해도 2년이 걸릴 금액입니다. 2년 동안 당신은 시드머니를 모았는데, 투자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이유로 그 금액이 뻥튀기되기를 바란다면 양심이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큰돈을 잃게 될 뿐입니다. 우리의 최대 목표는 10% 수익이지만, 10% 손해를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조바심을 내서는 안됩니다. 1년간 2200만 원의 10%의 수익을 얻는다면 당신은 13개월째 월급을 얻는 셈입니다. 10%는 절대로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그러니 자산과 꽤 오랫동안 함께 갈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오랫동안 함께 할 연인을 만날 때, ‘니가 만나라고 하는 친구랑 만날게 골라줘’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이 친구 어때?’ 하고 의견을 물어보죠. 물론 친구의 눈에, 우리 부모님의 눈에 차지 않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내가 잘 알고 있는 이 친구의 매력과 장점을 어필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오히려 나쁜 점과 단점의지적에 설득당해 헤어지기도 하죠. 그러니, 최소 당신이 투자할 자산을 고를 때, 장점만큼은 확실히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긍정적이고 밝은 면이 있다는 것만을 어필해서는 상대방이 결코 설득당하지 않습니다.
명확한 장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상대방의 단점지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단점을 받아들인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지만, 자산의 단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큰 손실이 나더라도 그 자산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아시잖아요? 바람 한번 핀 놈은 또 피우고, 그걸 처음에 못 끊어내면 평생 바람피우는 상대방과 산다는 걸.
글의 요지는, 남에게 어떤 자산을 사야 하는지 묻지 마세요. 다만, 이게 어떠냐고, 의견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또한 희망 혹은 절망만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도 들으시면 안 됩니다. 꿈에 한번 사로잡히면 도저히 나올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조심해야 할 종자들은 ‘언제 사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들입니다. 이 새끼들은 애초에 당신을 빨아먹으려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니, 아예 무슨 말을 하던 듣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