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워요, 여긴 어디죠?’
따뜻한 적금 통장에서 아직 미지의 영역인 주식통장으로 옮기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만, 그래도 두려울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자산시장에 발걸음을 옮기는 것 자체가 손해를 감수한 행동임을 자각한다면, 한 번에 몽땅 사는 것은 생각보다 큰 결심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그 자산이 분명하다고 생각되면 처음 들어갈 때 가장 큰돈을 넣는 판단이 무조건적으로 맞으나, 누가 압니까? 그 미래를. 게다가 내가 후보군에 올려놓았던 자산이 하나가 아니라면요? 그럴 땐 어쩌죠? 아직 갈팡질팡하는 나의 모습, 잃기 싫은 내 마음을 어떻게 토닥일 수 없을까요?
거기에는 너무나 간단한 답이 있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타이밍’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론 불가능하다는 걸 압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몽땅 사지 말고, 내가 시드머니를 장만하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렸듯이, 천천히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관찰할 시간을 두는 거죠. 저는 매수매도 횟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매수매도가 잦으면 잦을수록 타이밍에 집착하게 되고, 결정적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0.25%.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10번만 반복하면 2.5%입니다. 당신이 그 자산을 사기까지 10회의 매수매도가 있었다면 -2.5%로 시작하는 겁니다. 이 비용은 절대 무시할게 못됩니다. 그러니 우리 마치 월급처럼, 적금처럼 한 달에 한 번만 매매를 하는 걸로 정하죠.
그렇게 제법 긴 텀을 두고 그 매수를 하게 되면 등락을 경험할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자산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되죠. 다만, 한 달에 한번 매매를 하는 것이니, 시드머니의 상당 부분을 들이기로 하죠. 그래야 의미 있는 이익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좋은 가격으로 추가로 더 살 수도 있고, 의외로 빠른 판단으로 적은 손해를 보고 빠져나올 수도 있죠. 요는, 분할 매매를 하면 꽤나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지켜야 할 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지키기 어려운 부분인데, 내가 분할로 매매하기로 한 금액과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달 200만 원씩 매수하기로 했다고 생각해 보죠. 그런데 이 자산이 한 달 사이에 30% 우상향을 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분명히 ‘라고 할 때 살걸’이라는 생각이 안 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한 달 동안 이렇게나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도 오를 거야 라며 가진 돈 모두를 넣게 됩니다.
절대 그래서는 안됩니다.
안타깝지만, 지나간 이익은 내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그 매매 방식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여기서 ‘기회비용을 잃었다’에서 멈춘다면 정말 싸게 먹는 겁니다. 그리고 똑같은 금액을 정해둔 시기에 매매하십시오. 마치 지성이 없는 기계가 하는 것처럼요.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냐고요? 세상 모든 자산은 올랐으면 반드시 내리거든요. 여러 번 말 하지만 우리는 그 ‘타이밍’을 맞출 수 없는 사람임을 확인하고 행동하기로 한 겁니다. 그거 못 맞춰요.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로 딱 두 명 나왔는데, 맞추셨나요? 언론도 똥볼 뻥뻥 찼는데, 내가 그걸 무슨 수로 맞춥니까? 그저, 이 자산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든 간에, 나는 그것과 함께 하는 겁니다. 그러다 내 돈 잃으면 어쩌냐고요? 어쩌긴요 잃는 거지. 세상사람들이 다 같이 잃을 때 다 같이 잃는 거고, 벌 때 다 같이 버는 쪽으로 가야죠. 그게 돈이 흐르는 곳으로 가는 것이고, 그게 리스크입니다.
결국 나만 웃을 수 있는 세상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 같이 웃고, 다 같이 우는 거죠. 내 직장의 동료가 벌 때는 배 아프고, 잃는 걸 보면 고소하겠지만, 결국 뒤처지는 건 그걸 방관하고 있는 나 밖에 없습니다. 리스크를 안고 가겠다는 결심을 비웃고 그거 오르겠냐고 비아냥 대봐야 주저앉는 건 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돈을 못 벌었지만 잃지도 않겠죠. 그렇게 쓸쓸하게 세상 흐름과 멀어집니다.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 동료와 비트코인 이야기를 하겠나요? 아니면 부동산 이야기를 할까요, 엔비디아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세상 가는 방향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도 결국에는 어떤 흐름에 올라타야 합니다. 그래야 점심시간에 할 이야기가 생기고 또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건 ‘의미 있는 규모의 자산 획득’입니다. 엔비디아 0.77주, 이더리움 0.00078개, 도지코인 35개는 자산입니다. 물론 자산이죠.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규모의 자산입니다. 그러니, 기껏 수년간 고생하면서 만든 시드 머니를 자산으로 변환시키되, 자산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규칙을 지키면서 목표했던 규모만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내 시드머니를 따뜻한 저축통장에서 차가운 바깥으로 몰아가는 연습을 해봅시다. 그렇게 내 자산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마침내 내 자산도 움직일 수 있음을 확인합시다. 움직일 때 돈이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고 이야기를 했으니, 그때서야 당신의 신뢰와 노력이 사회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자산이 있어야 웃을 때 같이 웃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