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시작해
25년 8월 11일의 글을 써두었다. 브런치북의 연재 횟수가 30회까지인 줄도 모르고. 당황했다. 더 이상 발행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보였다. 30회. 30일 동안 밀리지 않고 꾸준히 썼다. 마지막을 정해놓지는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끝이라 서운한 기분이다.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기 때문에. 계속 고민을 했다. 그만하고 싶기도 했지만 연재를 이어가고 싶기도 했다. 잠시 멈추는 것에 1g 더 마음이 쓰인다. 정말 연재를 계속하고 싶다면 <일기 2>를 만들면 되니까.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글감이 동이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평범한 일상은 반복되고 내가 겪는 일들의 범위는 크게 넓어지지 않는데, 책에 쓸 이야기와 브런치에 쓴 이야기가 중복될까 봐. 나도 모르게 똑같은 이야기를 쓰게 될까 봐. 읽었던 이야기를 누가 또 읽고 싶어 할까. 아마 극소수의 내 편 말고는 없을 거다.
밀리지 않고 쓰면서 꾸준함은 스스로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중요한 일. 가장 먼저 할 일을 조금씩 미뤘다. 왜 브런치에 몰입하게 되었을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일, 필요한 공부를 더 집중해서 해야 한다. 내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결심. 브런치를 놓지 않겠다는 다짐. 주 1회, 글 하나를 올리자. 유한한 시간 속에서도 천천히 변화하자. 그래도 된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