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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by 쓸쓸

오래도 쉬었다, 브런치 연재. 쓰는 일보다 읽기가 재밌는 요즘이라 그랬다. 재밌어 보이는 책은 왜 그렇게 많을까.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안에서 말하는 다른 책들.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거나 해서 읽는다. 완독을 못하는 책이 많다. 평균을 내면 그나마 한 주에 한 권은 읽는 꼴이라 그나마 다행이랄까.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드라마도 재밌는 게 쏟아진다. 봐도 봐도 봐야 할 것들이 밀린다. '정보의 홍수'시대보다 '컨텐츠 홍수'의 시대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아무튼, 쓰기에 대한 감각이 점점 흐릿해지려고 하는 듯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러면 안 된다. 다시 붙잡아야 한다. 그래서 시작이다. 지난 9월 말, 오랜만의 2박 3일 여행으로 생각지도 못한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완전 언빌리버블. 습작도 하고 브런치에 내 이야기도 쓰면서 쓰는 사람의 자리를 잃지 말아야지.


요즘 재미있게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은 『너무 늦은 시간』『바움가트너』『소셜클럽』『우정의 정원』『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재독), 읽을 책은『불안의 서』『몫』『너를 닮은 시간』『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정도다. 김애란의『안녕이라 그랬어』는 읽기가 힘들어 잠시 멈춰둔 상태. 예전에 읽은 『음악소설집』에 있었던 단편 「안녕이라 그랬어」를 포함하여 김애란 작가의 다른 단편들도 모은 소설집이다.


외국어 공부도 한다. 영어랑 일본어. 문장을 읽고 쓰고 말하면 한 시간은 금방 간다. 정말 쏜살같다.


외국어 공부를 핑계로 넷플릭스도 본다. TV로 NHK를 틀었다가 CNN을 틀었다가를 반복한다. 다 알아듣지 못해도 일단 켜놓는 거다.


강아지 산책도 해야 하고 동물병원에도 종종 간다. 얼마전, 울 귀요미 피부에 종양이 생겼다고 해서 일단 처치만 받은 상태다.


집안일도 해야 한다. 유튜브에 맛있는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까 식재료가 집 앞으로 배달이 되었다. 저녁밥 차려야 한다.


이렇게, 브런치 연재를 쉴 수밖에 없었던, 나름 바쁘게 살았다는 핑계를 거창하게 대며, 쓰는 일 외의 할 일을 하러 가야겠다. 일단 밥 좀 먹고.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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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