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 | 루퍼트 스파이라
잿빛 구름으로 하늘이 뒤덮여 있는 날, 구름 사이로 빛이 내려쬐며 파란 조각하늘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었다. 나는 그 순간이 특별해 사진을 찍었다. 하루종일 흐린 날이라면 흐린 것이 당연하므로, 때때로 보이는 파란 조각하늘이 나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나는 불행과 행복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불행이 인간의 본질이자 바탕인 것이고, 행복은 그 틈에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어떤 사건처럼 여겼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주입된 생각이었다. 실상은 행복이 우리의 본래적 상태이고, 불행은 그것을 잠시 가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냥 행복할 수 있지만 그냥 불행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행 중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존재다.
행복이 우리의 본래적 상태라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나는 오랫동안 행복을,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찰나의 감정으로만 여겨왔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무언가를 해냈을 때 주어지는 일시적인 행복. 그것이 내가 아는 행복의 전부였다. 나는 나에게 행복을 주는 몇 가지 것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때때로 행복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나는 그것들을 수혈받듯 채워 넣으며 행복을 빠르게 보충했다. 나는 행복을 그렇게 다루었다.
그러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언제나 행위의 대가로 주어지는 행복은 행위에 비해 초라할 만큼 작았다. 결국 노력한 만큼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행복에도 적용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를 행복에 대해 무기력하고, 또 무뎌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필요한 만큼만 행복하기로 결정했다.
그저 행복한 상태란 나에게 없었다. 애초에 그런 개념조차 없었으니까. 그래서 대가 없는 행복이 찾아왔을 때 나는 그것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그 행복을 털어버리기 바빴다.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온해서 낯설었다. 똑바로 마주하기에 어색해서 고개를 돌렸던 행복. 그것은 나라는 존재의 본질이었다. 가장 가까운 것보다도 더 가까이에 있는, 나의 근원은 언제나 고요하고, 평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