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하다.
"역시 커피는 동양인들이 타줘야 맛있어."
미친 이건 또 무슨 종류의 개소리일까? 민자 라테를 만들다 말고 고개를 든다. 중년의 백인 둘이서 커피를 홀짝거리며 이야기를 한다.
'맞는 소리지. 그래 맞아. 백인애들은 커피를 못타. 일도 못하잖아.' 민자는 얼마 전 하루만 출근하고 그만둔 백인 친구를 떠올린다. 이름이 뭐였더라? 임마였나? 엠마였나?
민자가 일하는 스타벅스는 가장 바쁜 스타벅스 TOP3 중 한 곳이었다. 출근해서 녹색 앞치마를 둘러맬 시간도 없이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우르르르르. 민자의 직장동료는 모두 동양인들이다.
한국, 일본, 베트남,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인. 각 나라에서 모인 이민자들이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날아다닌다. 겨드랑이가 축축해 질정도로. 임마, 아니 엠마는 살아남지 못했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쪽 구석에서 눈알만 대굴대굴 구르더니 그날이 엠마의 마지막이었다.
내가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있다. 비록 누구는 알바라고, 몸 쓰는 일이라고, 캐나다 까지 가서 고작 하는 일이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는 일이라고 하지만 서도. 이거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었다.
몇몇의 백인들이 민자가 일하고 있는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살아남지도 못했고, 누구는 자기 발로 그만두고 누구는 잘리기도 했다.
"우리가 이거 관두잖아? 그럼 밴쿠버 커피 시장은 멈출 거야. 누가 우리 동양인처럼 빠삭하게 커피 말아줄 거야 안 그래?" 민자가 농담을 건넨다.
"스타벅스에서 캐나다 경력 쌓고 돈 벌고 영어도 늘리고 그러다 보면 다른 것도 할 기회가 생길 거야. 우리가 하는 일이 그저 커피 마는 일일지라도 나는 이게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민자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낸다. 오늘따라 민자가 만든 캐러멜 마끼아또는 달달한 캐러멜 드리즐이 많이 올라갔다.
민자는 스타벅스에서 그렇게 꿈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