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강생심 책을 내다니! 꿈같은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만약에 책을 낸다면 소설이 좋을 것 같다.
회피형 남자와 애착불안형 여자의 사랑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뭔가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너무 진부할 것 같지만, 진부한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고. 그 이야기가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나. 우리, 이웃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모두가 다르다.
문제를 의식하고 해결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같은 상황이지만 완전히 다른 성향으로 다르게 느끼는 감정, 마음, 말들을 나눠서 쓰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은 오픈된 결말로 마무리하고 싶다. 생각은 독자들이 할 수 있도록,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흘러가는 인생을 날것 그대로 쓰인 것처럼 표현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본인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처럼 친숙하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주인공 설정은 어릴 적 상처로 인해 입을 다물어버린 남자다. 아주 외향적이고 센스 있어 인기가 많다. 옷도 잘 입고, 농담도 잘한다. 남녀노소 다 좋아하고 기억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것도 싫고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해 입을 다물고 회피한다. 그는 늘 다 퍼주다 보니 주머니가 항상 가볍다. 주변엔 득실득실 사람들은 많지만 진짜 친구는 없다. 불러주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여자친구도 없다. 외롭지만 괜찮은 척 강한 척 그렇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녀는 어릴 적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그러나 억압받는 것 같은 사랑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찍 결혼을 했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아 이혼을 했다. 밝고 긍정적이지만 내면엔 어둡고 그늘진 마음이 있다. 그녀는 철저한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주변이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없다. 그래도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친구 1명, 그것으로 성공했다는 삶이다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그녀지만 너무 외롭다. 무언가 자꾸 마음 한구석이 공허함이 있다.
어느 가을날, 남자는 우연히 어릴 적 지인을 만나 바닷가를 가게 되고, 약속이 펑크 난 그녀도 혼자 바닷가로 가게 되면서 우연히 인사를 나누게 된다. 첫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지며, 삼세번은 우연이 겹쳐야 운명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세 번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이어진다. 그들은 '이것도 인연이라며'라며 맥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서로의 상처 때문에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으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20대처럼 철없이 행복하게 지낸다. 그렇게 서로에게 맞춰가고, 때로는 안 맞춰지며 애쓰고, 아껴주는 관계로 점차 발전해 나간다. 그들 사이에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며, 서로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첫 만남 때 맥줏집 옆 테이블에는 다정한 노부부가 있었고, 나중에 이들은 그 노부부의 모습을 각자만의 생각으로 노부부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노부부의 사랑이야기와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함께 엮어 연결되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풀어간다. 서로 닮아가는 과정에서 그 노부부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삶 속에서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소설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벌써 재미있게 느껴진다.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사랑,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를 그리며, 독자들이 각자의 삶과 맞닿을 수 있도록 한 편의 소설을 풀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