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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그 끝없는 싸움

by 이원희 Jan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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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고 내색 하나 없이 소와 다름없이 지내며,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친구년의 집으로 날렸다.


소장이 날아간 날 그는 날 말없이 째려보았다. 입 밖으로 왜 그랬냐 따지지 못했지만, 눈으로 욕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난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고, 얼마 뒤 그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조용히 카드로 상간년의 변호사비용을 결제했다. 패소가 확실한 사건을 맡아서 일하는 변호사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계속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쓰는 그들의 무지함에도 놀라웠다.


그래. 무일푼으로 으니.

무일푼으로 나가야지.


경제권은 다행히 모두 내가 가지고 있었다.

카드나 통장잔고는 내가 정리할 수 있었기에,

카드 사용 내용을 보고 빈털터리로 내보내야겠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의 모든 옷과 신발. 모든 짐들을 정리했다.

4.5박스는 되는 것 같았다. 아니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싹 다 탈탈 털어서 철물점에 갔다 주었다. 

더 이상 그는 나에게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기에 값비싼 물건들도 아깝지 않았다.

그저 버릴 물건들을 담을 쓰레기봉투사는 돈도 아깝다고 생각했다.


단돈 700원.


그의 짐을 정리하고 받은 돈이었다.

편의점을 가서 콜라 한 개 도 사 먹을 수 없는 돈이었다. 그동안의 그의 값어치다.






그래서 나는 이혼 조정을 하면서 나는 아이들의 양육비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남의 자식을 키우면서도 본인 자식에게 책임과 의무는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했다.


위자료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양육비의 산정은 기존 벌이. 아이의 연령등을 기준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의 협의를 해서 금액을 산정한다. 

난 변호사와 상의 끝에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하고 적정 수준의 양육비 합의를 보았다.

처음엔 그것도 못주겠다,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더니 소송이혼으로 하겠다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제안한 최저 금액을 받아들였다. 


그래, 그동안 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감지덕지다.

제발 늦지만 말고 입금만 잘해줘라

아빠라는 이름의 책임감만 끝까지 잘 챙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한 달, 두 달 양육비 입금이 잘 되는 것 같더니 이내 들어오지 않는다. 

겨울시즌에는 일이 없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사정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한다. 이제 화를 내는 것도 지친다. 

양육비가 입금되어야 하는 날에 갑작스러운 문자가 날아온다.


"미안해, 좀 늦어진다"


늘 이런 식이다. 그저 본인 하고 싶은 말 앞뒤 정황설명 없는 그의 말은 날 화나게 했다. 

더 이상 말도 섞고 싶지도 않았다. 무턱대고 돈이 없다. 배 째라라는 식으로 나오니 답답하다







한동안 또 잘 들어오는 양육비가 또 들어오지 않는다. 이자라도 받아야 하는 건가 생각했다.

아직도 약속한 기간은 많이 남아있는데 매번 이런 실랑이를 해야 하나 싶다.

양육비가 계속 안 들어오면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마음샌드가 도착했다. 아이들이 먹고 싶어 했는데 제주도 갔을 때 나오는 시간을 못 맞춰 못 먹었다며 먹고 싶다고 아빠한테 부탁을 해달라고 해서 전달했더니 일부러 공항까지 가서 택배를 보내주었다.


제주도에서 귤 한 박스가 도착했다. 제주귤은 예민한 둘째가 좋아하는 간식이다. 

이런 걸 아이들 생각해서 보내주는 것을 보면 아이들에게는 아직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건가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의식주를 해결하려면 "양육비"는 필수다.

들쑥 말쑥한 양육비나 이런 상황들을 보고 있자면 화가 나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제발, 

좀! 

제대로.

잘 살아주기를 바란다. 


정신 차리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나중에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독하게 마음먹고 제대로 살아주기를 바란다. 

사람이라면 책임져야 할 것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양육비 싸움 따위는 정말 하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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