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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나의 계절, 여름.

by 이원희 Feb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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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에는 40대가 없는 것처럼 살았다.


 40대가 되면 번듯한 차도 있고 집도 있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자동으로 되는 줄 알았다. 20대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건 해야지, 그런 마음이 있어서 열심히 놀았다. 뭐든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며 쉬지 않고 놀았다.


매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인도. 홍콩. 싱가포르. 유럽. 호주. 뉴질랜드 끊임없이 여행을 다녔다.


 국내에서도 주말이면 축제란 축제는 다 찾아다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비게이션도, 스마트폰도 없는데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는 열정이 어디서 나왔나 싶다.  

    

그렇게 마음껏 놀면서 나의 청춘, 20대를 흘려보냈다. 준비도 없이 흔들리는 30대를 맞이하고 호주로 건너가 5년을 살았다. 비자가 리젝 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식당도 운영해 보고, 다시 직장에 재취업도 하고, 생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며 단순하게  돈을 벌기 위한 삶을 살았다. 그렇게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며 빚도 생겼고, 이사도 여러 번 다니고, 업종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꾸고 기술을 배우며 악착같이 살았다.


준비 없이 시작했던 30대를 몸으로 부딪치며 폭풍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도 다듬어졌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없을 것 같았던 40대에 들어서니 이제야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어릴 때 상상했던 40대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철없이, 겂없이 뜨겁게 보내고 있다.

흐르는 시간 덕분에  50대를 향하고 있다.


그래도 50대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맞이하려고 한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았다. 20대 때 충분히 고민하며 살았더라면 30대, 40대, 지금 내 모습이 달라졌을까? 아니겠지?

지금 같은 생각과 경험은 없었을 수도 있겠지?


 후회하지 말고 반성하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해지려고 하는 마음이 더 힘들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거니까!     


나의 20.30대는 씨를 뿌리고 새싹들이 자라나는 봄이었다면, 40대인 지금 나의 계절은 여름이 아닐까 싶다.


가장 활동적이고. 뜨겁고. 열심히 뿌린 농작물들이 왕성하게 자라는 계절이다. 가을에 수확할 과일들을 공들여 관리해야 하는 여름. 농약도 치고. 태풍이 오면 떨어지지 않게 바람도 막을 준비도 해야 하는 분주한 여름.


나의 여름날을 즐겨야지. 나를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야겠다. 분주하고 뜨거운 여름날. 더위 먹지 않게 잘 보내야지. 시원하게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수확할 과일들을 아름답게 가꾸자.


뭐든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건 없다. 그동안의 경험들이 탑처럼 쌓여가고 있으니. 가을엔 알차고 실하게 수확될 열매들을 기대해 본다.


나의 50대 가을엔 높고 푸른 하늘만 볼 수 있기를.

충만한 기쁨이 넘실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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