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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방울 꽃 Oct 13. 2024

어느 날 결혼을 했습니다.

프롤로그: 어른아이

햇살 가득한 5월의 어느 날 나는 결혼을 했다.

27살. 빠르다면 빠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릴 적부터 나는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함께 먹는 저녁에 대한 로망이 있다.


요즘 TV를 보면 심심치 않게 상담 프로그램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우리의 마음이 힘들고, 마음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느낀다.


특히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그대로 떠안고 살다 보면, 마음은 아직 그때의 기억에 머물러 나의 행동에까지 영향을 주곤 한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과거의 사건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에 의해 규정됩니다.


그 해석을 바꿈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습니다."


행동에는 동기가 따른다. 동기는 때로 우리의 트라우마에서 시작되곤 한다. 

울컥울컥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감정에 집중해 본다.

불안감, 죄책감, 수치심, 열등감 등..

그리고 상처에 대한 해석에 따라 상반된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


임신을 하나씩 준비하면서 마음이 간질거린다.

'나에게 아이가 찾아올까?', '누구를 닮았을까? 콧대만은 제발 아빠를 닮았으면...'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된 질문들이 곧 무거운 질문으로 바뀐다.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나도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그리고 깨달았다.

이제 내 마음의 상처를 정말 돌봐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나의 마음이 나에게서 끝나지 않고 아이에게 이어질 수 있음을...


이 이야기는 내 잘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가정을 위해서 나의 상처들을 보듬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루아침에 30년 가까이 이어져온 트라우마가 사라질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시작이 변화를 위한 가장 큰 걸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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