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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방울 꽃 Oct 20. 2024

02. 성숙함: 인정할 용기

행복해지기 위해 내려놓기

직장에서 만난 A라는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과 어느 부분은 정반대인 사람이었다.

힘든 일이 있으면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종종 어필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에서 스멀스멀 불편한 감정이 솟아났다.


"저렇게 자랑할 필요가 있나? 겸손하지 못하네"

"누구나 다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렇게 A라는 사람이 자꾸 신경이 쓰여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다정하고 친절하며 도움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

'밝고 사랑스러우며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


모두 저마다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은 내가 원했던 것일까?

자라면서 특정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을 강화라고 한다.

우리는 그 행동에 강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는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내 할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릴 적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 이런 내 모습을 많은 사람이 칭찬해 주었던 것 같다.

알아서 척척 방정리를 하고, 어른을 보면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주변에 힘들 일이 있으면 돕고,

어리지만 더 힘든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감정을 숨기기도 하면 또래보다 더 어른스러운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면 나는 더 특별한 아이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모습에서 어떤 부분은 어른들이 나에게 심어준 이상(理想)이라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선에서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면 지나치지 못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발견했다. 장면만 카메라로 찍어서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꺼내보곤 한다. 그게 자신이면 자책으로 이어지곤 한다.



"어떤 일을 지나치지 못하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나의 문제다."

여기서 나의 문제란, 내가 해결해야 하는 주체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말로는 남이 던진 화를 내 마음속에 들여놓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다. 화는 불과 같아서 내가 가지고 있으면 내 손이 타들어가고 남에게 던지면 남이 화를 입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종종 생긴다. 보고 싶지 않은 면을 잘 살피고 그 생각을 갖게 만든 나의 기억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 사람과 반대로 행동했을 때 칭찬 받지 못했던 나의 과거를 보듬어준다. 


'저 모습은 저 사람의 이상(理想)이야. 자기만의 결핍이 있겠지.'

'내가 저 사람을 바꿔줘야 할 필요도 없고 바꿀 수도 없지.'

라고 생각하고 시선을 돌리는 것을 연습한다. 


사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은 모습, 나쁜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기 전에 그렇게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얼마나 감정 소모가 심한 행동인지를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는 이름 붙이기를 내려놓는다. 내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톨스토이의 말로 글을 맺는다.

"내일이 되면 그는 과거의 그가 아니다. 어리석었다가 현명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 당신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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