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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햇살 Oct 18. 2024

#5 느리게 달린다.

다섯번째 이야기

어제 저녁에 탁구를 한시간 반 정도 쳤던 여파일까. 아침은 무겁게 일어났다. 무슨 복이 이리 많아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이렇게 하며 사는 것일까? 숨이 차고, 근육이 당기며 긴박한 순간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 아니 생활의 일부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달리기는 사실 나에게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서,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글쓰기처럼 말이다.


오늘도 역시 느리게 달렸다. 달리면서, 무거운 발을 한걸음 한걸음 떼어 뛰면서 계속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쉽지 않구나였다. 매일 달리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요즘처럼 몸이 피곤한 날은 없었다. 그런데 기분은 좋다. 매일 5km를 뛰어 내는 것, 비가 오던 아침을 제외하고는 계속되었던 나의 약속은 나름 잘 지켜지고 있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른 것들도 계속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느리지만 걷지 않는 러너가 되고 싶다. 걷는 것은 물론 좋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기로 하고 걷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다. 절대로 걷지 않는 페이스로, 계속해서 뛸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가질 날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릎이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뛸 수 있는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일 아침은 비가 올 것 같다. 아마 실내에서 풋살을 하겠지? 그것도 신나는 일이다. 흐린 하늘을 보면서 이렇게 글쓸수 있는 오늘에 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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