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질 무렵,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

봄을 닮은 너

by 윤밤

봄을 닮은 사람이 있었다.


유독 화사했고, 따뜻했으며 눈부시게 밝았던 사람.

그런 너와 함께한 시간 덕에

그저 그런 나의 봄에도 생기가 불어났다.


아무 의미 없던 하루와 순간들이

조금씩 의미를 찾아갔고

마음의 결핍 또한 너로 인해 채움으로 깃들었다.

내가 어두운 곳에 있어도

자신의 빛으로 나의 그림자 마저 밝혀주었던 사람


하지만 활짝 핀 꽃도 서서히 시들듯이,

우리의 운명도 그렇게 시들어갔다.


서로의 부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던 게 이유였을까

시간이 흘러 사랑의 경계가 허물어졌던 것이 이유였을까

혹은, 너무 얽혀버린 우리의 문장을 풀 자신이 없었던 게 이유였을까


벚꽃이 질 무렵, 우리는 헤어졌다.

지나치게 화려했던 봄날과

우리의 조용한 이별은 묘하게 어긋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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