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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여행준비 해치우고 하루 종일 꿀잠 비행

[1일차] 밤 꼴딱 새서 여행 준비하고 24시간 비행기에서 꿀잠자기

by 도나윤

출발 당일이 되어야만 짐이 싸지는 병


내일 출발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태평할까

토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마침내 나는 남미로 떠나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최소한 짐은 싸서 가야 하니까 당일 저녁 출발 비행기를 살 수는 없는 노릇. 나는 다음 날인 일요일 저녁 비행기표를 질렀고, 덕분에 하루 정도 여행준비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초스피드로 짐을 싼 후 '어쩌면 남미행'을 사유로 잠정 취소해 둔 일요일 점심 약속까지 들렀다가 공항으로 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벼락치기 여행준비를 해야 하는데 도무지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또, 출발 당일이 되어야만 짐이 싸지는 병이 도지고 만 것이다. 뭐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불편한 마음 때문에 대신 누워서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누군가의 남미 여행기로 예습하기, 일기예보를 새로고침하며 우유니에 과연 비가 올 것인가 점쳐보기, 현지에서 국경을 비행기로 넘을까 야간버스로 넘을까 고민하기 등등. 그러다가 왠지 피곤해져서 태평하게 낮잠까지 쿨쿨 잤다. 하루종일 캐리어는 텅 빈 채로 활짝 열어 놓고서 말이다.


여행 전날 밤새기 루틴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위기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여행 준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마음이 생겨난 것이다. 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이런 식이었다.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 이 몹쓸 루틴 덕분에 나는 언제나 밤을 꼴딱 새우고 비행기를 탔고, 앉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어 아주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지독한 사진충인 나의 여행준비는 언제나 옷 챙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봤자 여행 직전에 급하게 지그재그 직진배송으로 새 옷을 잔뜩 주문하여 캐리어에 쑤셔 넣는 것이 전부인데, 이번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한 관계로 그냥 현지에서 남미 st 옷을 한두 벌 사는 것으로 타협했다. 1년 전 이맘때쯤 남미여행을 떠난 이들의 착장을 참고하다가 남미여행은 사계절 옷이 모두 필요하다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였다. 옷장을 한바탕 뒤져 반팔부터 패딩까지 사계절 코디를 하면서 짐을 싸다 보니 어느새 아침 해가 떠 있었다. 1분도 눈을 붙이지 못한 나는 결국 비현실적이었던 야심 찬 계획을 수정하였다.

“얘들아, 난 아무래도 오늘 못 갈 것 같아. 밤새 짐 쌌는데 아직도 다 못 쌌어...”




1단계. 조력자 찾기


남미여행 갔다 온 사람~?

사실 내가 이렇게 하루 만에 갑자기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숨은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지인 중에 남미여행을 서너 번 다녀온 이가 있었다. 그에게 대략 2주 일정으로 우유니 사막이 있는 볼리비아와 마추픽추가 있는 페루에 가고 싶다고 어떻게 가면 좋겠냐고 물었다. 내가 남미여행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딱 그 두 가지뿐이었다. 내가 인풋을 넣자마자 그는 마치 생성형 AI처럼 나의 여행일정을 짜주었다. 1일차 어디, 2일차 어디, 하면서 이름 모를 도시들을 줄줄이 나열하더니, 그것도 모자라 1안은 이렇게, 2안은 이렇게 베리에이션이 가능하다며 듣도 보도 못한 여행지들을 소개해주었다.

"2개국만 가기에는 일정이 애매하게 남으니까 칠레 아타카마를 찍는 게 좋겠다."

"아타카마? 그게 뭐야? 아 거기 리튬 최대 생산지 아닌가? 그게 관광지였어?!?!"


덧붙여, 그는 친절하게도 준비성이 부족한 나에게 미리 예약이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유니 사막에 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마추픽추 입장에도 치열한 피켓팅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도 영원히 몰랐을지 모른다. 훌륭한 길잡이 덕분에 나는 행준비의 귀찮음을 이겨내고 마침내 비행기표를 지를 수 있었다. 나는 그가 공유해 준 여행일정을 거의 그대로 따라 하여 아주 손쉽게 여행 동선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칠레(산티아고→아타카마) → 볼리비아(우유니→라파즈→코파카바나) → 페루(쿠스코→리마) 순으로! 칠레 in 페루 out 비행기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쉬었다. 저 방법 말고는 없거든...


다만, 나의 조력자는 그렇게 시계 방향으로 남미를 도는 사람은 너 말고 아무도 없을 거라는 중요한 사실을 함께 알려주는 걸 깜빡했던 것 같다. (대부분의 국인 여행자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남미를 돌기 때문에 시계방향은 정보가 없다.)

결론은, 우리는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여행 후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고로, 며칠 만에 호다닥 준비해서 남미여행을 떠나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친절한 조력자 한 명만 발견할 수 있다면! (나 또한 남미여행을 망설이는 누군가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면, 특히 시계방향 여행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커다란 기쁨이겠다.)


남미여행 커뮤니티

마지막으로 나의 조력자는 이렇게 조언했다.

"일단 당장 남사부터 가입해"

"남사가 뭐야?"

유럽여행에 유랑이 있다면 남미여행엔 남미사랑이 있다. 우리에겐 언제든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현지에서 동행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여행 커뮤니티가 있다. 덕분에, 혼자 어디를 떠나도 혼자가 아닌 여행을 할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해 보아도 우리나라만큼 여행 커뮤니티가 끈끈한(?) 나라도 없는 것 같다. 내가 남미여행에 앞서 유일하게 미리 준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남미사랑 등업하기였다. 단톡방에 입성하려면 당한 수의 댓글을 작성해야 하는 요건이 있는데, 덕분에 강제로 주옥같은 남미여행 팁들을 읽으며 여행 예습을 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우유니 사막과 마추픽추 투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특화되어 있다는 투어사가 정해져 있었고, 카톡으로 간단히 예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여행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일단 잠정 일정으로 예약 카톡을 싹 돌려두었다.



2단계. 집에서 꼭 해야 하는 여행준비


비자 준비

나의 남미여행 제1의 목적이었던 우유니 사막에 가기 위해서는 놀랍게도 관광 비자가 필요했다. 나는 너무나도 급박하게 남미행을 결정했던 탓에 물리적으로 미리 비자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 연휴 직전 마지막 영업일에라도 대사관에 가볼까 싶어 알아보니, 인지가 모두 소진되어 비자 발급 업무가 중단된 지 오래였다. 어차피 나는 비자를 미리 받아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남미여행을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역시나 방법이 존재했다. 남미 현지 아무 국가에서나 볼리비아 대사관을 찾아가서 저렴하게 발급받는 방법 또는 볼리비아 현지에서 바가지를 쓰고 도착비자를 발급받는 방법. 나의 조력자가 알려준 여행일정에 따르면 야간버스로 볼리비아 국경을 넘어야 했다. 이 경우 후자로 도착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 비자 발급에 성공한 후기가 전무하였다. 심지어 여행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려도 나처럼 궁금해하는 사람만 존재할 뿐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나처럼 시계방향으로 남미를 도는 이의 후기 자체가 희귀템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들의 비자 장사에 놀아나는 방법이 존재한다니, 일단 비자 서류를 바리바리 준비해 가서 문을 두드려 볼 일이었다. 대사관에서 요구하는 비자 서류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 밤새 준비를 해야 했다. 여권 사본, 숙박 예약서, 남미 in/out 교통편, 볼리비아 in/out 교통편, 은행 잔고 증명서, 여행계획, 증명사진 등등. 볼리비아의 숙소와 교통편을 가라로 예약하여 증빙을 만든 후 전부 무료 취소하는 번거로운 작업까지 수행했다. 심지어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신청서까지 작성해야 했는데 그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어 밤새 대기했다. 모든 서류들은 출력해서 챙겨가야 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반드시 집에서 준비해 가야 한다! 덧붙여, 미국에서 환승하는 왕복 비행 편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공항에만 머문다 할지라도 ESTA를 발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의 경우 기존에 발급받은 ESTA 유효기간이 남아있었던 덕분에 무사히 남미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핸드폰 배터리 & 용량 확보

전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핸드폰이다. 지도도 보고 사진도 찍고 동행도 구하고 예약도 하려면 무조건 핸드폰이 필요하다. 비행기표를 사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쿠팡 로켓배송으로 일체형 보조 배터리 4개를 주문한 것이었다. 케이블을 꽂아 쓰는 보조배터리는 선이 걸리적거려서 여행 갈 땐 일체형 보조배터리가 진리다. 이와 함께 외장하드도 새로 하나 구입했다. 워낙 치안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아서 세컨 폰까지 챙겼지만, 그래도 지독한 사진충답게 핸드폰 소매치기에 대비해서 매일 사진을 백업할 곳이 필요했다. 동시에 핸드폰 용량 확보 작업에 들어갔다. 내 핸드폰은 언제나 사진 때문에 용량이 부족해서 빈번히 카메라조차 구동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한다. 남미여행 2주치 사진 공간을 확보하려면 용량을 시원하게 비워내야 했다. 공항 가기 직전까지 거대한 용량의 사진을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느라 하마터면 공항버스도 놓칠 뻔했다. 승객들을 모두 태우고 이미 문까지 닫힌 공항버스를 보고 '망했다'를 외치던 찰나에, 버스 기사님이 화장실을 다녀오시다가 막 택시에서 내린 나를 발견하셔서 간신히 공항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공항까지 이동하는 잠깐의 시간 동안 드디어 잠시나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3단계. 공항에서 해도 되는 여행준비


비행기 탑승 전


1. 환전

공항에 2시간 전에 도착하여 수하물을 부치고 나면 그때부터 여행준비 3단계가 시작된다. 남들은 면세점 쇼핑도 즐기고 밥도 먹고 여유롭게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지만, 나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공항에서의 2시간을 언제나 여행준비에 온전히 할애했다. 비행기 탑승 마감을 고려하면 상당히 타이트한 시간이기 때문에, 비행기 탑승 전과 탑승 후로 과업을 나누는 것이 효율적이다. 비행기 탑승 전에는 발로 뛰는 일들을 수행한다. 가장 먼저 환전을 했다. 나는 사전조사가 부족했던 탓에 환전을 넉넉하게 하지 못하여 실제 여행 중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칠레와 페루에서는 대부분 카드결제가 가능하지만, 숙소든 투어든 언제나 현금 결제가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또한, 볼리비아에서는 '암환율'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카드결제를 하거나 ATM으로 현금을 인출하면 나 혼자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현지에서 만난 동행들 덕분에 알게 되었다.


2. 쇼핑

잘 알려져 있듯이 남미여행에서 컨디션을 좌우할 수 있는 최대 변수는 '고산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해발고도가 1,950m인데, 남미에서는 3,000~5,000m 높이의 도시를 넘나들어야 한다. 여행 일정이 짧을수록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법. 준비성이 철저한 사람들은 병원에서 고산병 약을 처방받기도 하지만, 현지에서도 약을 구입할 수 있다. 나는 남미사랑 단톡방에서 공항 약국에서도 고산병 약을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입수했는데, 너무 비싸서 비상용으로 딱 1회치 약만 구입했다. 그리고 2n시간의 장거리 비행과 야간버스에서의 n박을 대비해 생애 첫 목베개를 구입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하려면 숙면이 중요하다. 목베개는 미리 다이소라도 들렀다면 몇 천 원 주고 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게으른 죄로 몇 배나 더 주고 공기주입형 목베개를 구입하였다.

3. 3시간 전 면세품 수령

충동적으로 급하게 여행을 떠나다 보면 내가 뭐가 필요한지도 모른 채 일단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 땐 면세점 3시간 전 샵을 이용하면 된다. 이번에도 여행 준비물 챙기기의 마지막은 어김없이 '3시간 전 면세품 수령'이 장식했다. 평소 맨날 들고 다니는 에코백을 어깨에 메고 공항을 향해 집을 나서는데, 문득 치안이 안 좋다는 남미에서 최소한 가방 지퍼라도 잠그고 돌아다니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퍼 달린 가방을 찾아온 방을 뒤져봤지만 못생긴 가방뿐이었다.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3시간 전 면세샵에서 그나마 마땅한 가방을 찾아 주문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게으른 죄로 지하상가에서 1~2만 원이면 살 수 있을 법한 지퍼 달린 크로스 백을 몇 배나 더 주고 거금에 구입했다. 이럴 땐 돈으로 쇼핑에 낭비할 뻔한 시간을 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진다.


비행기 탑승 후


1. 데이터 로밍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도 이륙 후 인터넷이 끊길 때까지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면 알차게 여행준비를 할 수 있다. 먼저, 이륙 전 반드시 처리할 일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로밍을 신청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유심을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인터넷 속도도 빠르지만, 심지어 볼리비아는 데이터 로밍 지원 대상 국가도 아니지만, 그냥 돈 몇 푼 더 주고 속 편하게 데이터 로밍을 신청했다. 나는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귀찮은, 현지에서 유심 사러 돌아다니는 건 더 귀찮은 즉흥 여행 자니까.


2. 여행자 보험

다음으로 시간이 남아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남미여행은 왠지 모르겠지만 뭔가 위험할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데다가 비행시간이 워낙 긴 탓에, 귀찮지만 이륙 전에 서둘러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요즘은 워낙 절차가 간단해서 몇 분이면 가입할 수 있다.


3. 첫 숙소 예약

비행기 이륙 직전, 시간 부족으로 첫 숙소 예약까지는 비행기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결국 미국에서 환승을 하면서 기나긴 입국심사 줄을 서는 동안 첫 목적지인 칠레 아타카마의 숙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계획된 건 없지만 다음 목적지인 우유니까지 버스로 이동을 할 가능성이 있어, 딱히 비교도 해보지 않고 그냥 구글 지도에서 버스 터미널 근처 호스텔 검색한 후 한국인 후기가 좋은 곳을 찾아 바로 예약해 버렸다.




여행준비로 시작해서 이동으로 끝나는 하루


24시간 + a, 이동의 연속

여행 첫날은 여행준비로 시작해서 이동으로 끝나는 하루였다. 인천에서 밤 9시 25분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 애틀란타까지 13시간 30분을 날아간 후 공항에서 1시간 반 동안 환승을 하고 다시 칠레 산티아고까지 9시간의 비행을 해야 했다. 최소 24시간 이상 하늘을 날아야 남미 땅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끝이 아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칼라마라는 도시로 다시 날아간 후 차를 타고 최종 목적지인 칠레 아타카마까지 들어가야 비로소 도착이었다. 문제는 비행기 표를 하루 전에 사는 바람에 산티아고에서 칼라마로 이동하는 국내선이 대부분 매진되어 버린 것. 결국 나는 공항에서 장장 10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그 시간이 아까워서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인 칠레의 수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작정이었는데, 여행 커뮤니티에서 산티아고의 치안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다루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렇다고 공항에서 시간을 버리긴 죽어도 싫었던 나는, 에어비엔비에서 현지인이 진행하는 칠레 시내투어를 찾아 신청하였다.


비행기에서 숙면을 취하는 법

비행기에서 꿀잠을 잘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전날 밤을 새우는 것이다. 어차피 전날 밤을 새야 한다면, 그 시간에 벼락치기로 여행준비를 하는 것이 시간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은가! 나는 밤을 꼴딱 새워서 짐을 싸는 것도 모자라 비행기가 이륙하는 그 순간까지도 여행준비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과로한 덕분에, 비행기에서 죽은 듯이 잠을 잘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푹 자다가 밥시간이라고 깨워주면 배 부르게 밥을 먹고 또다시 푹 잠들기를 반복하는 것, 나는 비행기에서 사육당하는 것이 너무 좋다. 24시간 장거리 비행을 하면서도 내리기가 싫었을 정도로. 이 정도면 하루 만에 해치우는 여행준비가 비행기 숙면에 얼마나 효과적인 방법인지 충분히 증명되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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