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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내 배설물입니다.

#7 사랑 없는 사랑

by 정글 Mar 02. 2025

칫솔을 사러 가는 길에 꽃집이 보이더니 그 순간 지난 발렌타인데이가 떠올랐다.

다 받는 꽃을 왜 자기만 못 받는 거냐고 징징대는 것이 듣기 싫어서 근처 마트에서 아무거나 집어 들어 던져줬더니 욕을 심하게 얻어먹었다.

사랑 없는 사랑을 준 것이 이유였겠지.

그날에 그것을 준 것이 미안해서 결국 장미 한 송이 사서 나왔다.

집에 오는 전철에서 장미가 든 종이가방을 꼭 끌어안고 싱숭생숭해졌다.

여기엔 사랑이 담겨 있을까?

나는 내가 하는 모든 행위가 사랑이라 보기 어렵다.

나는 이 사람이 계속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떠나지 않게 요구하는 것들을 마지못해 하며 들어준다. 만약 요구하는 것이 없다면 내가 나서서 할 이유가 없다.

나는 내가 하는 것이 사랑이 아닌 것 같지만 사랑이었으면 좋겠어서 기어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사랑 없는 사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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