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서 결이 비슷한 아이들을 만났다.
웃기다. 아이는 검사 전에도 영재, 검사 후에도 영재인데
나는 웩슬러 검사 결과가 나오고는 관련 정보를 미친 듯이 찾았다.
아니 여기저기 들쑤시며 없는 정보들을 모조리 뒤졌다.
조금이라도 관련될법한 이야기를 모조리 읽고 또 읽고
그 속에서 우리 아이와의 공통점도 찾아보고..
그러다가 같은 년생 아이들이 있는 카톡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그 방에 입장하고는
날 서있던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하..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나에게 더없이 큰 위로가 되다니..
그들이 있어 나는 얼마 없는 정보의 가랑비 속에서 헤매며 방황하지 않게 됐다.
그 방엔 우리 아이처럼 하나에 몰입하면 그것만 파는 일명 '덕후'들도 많이 있었다.
'숫자 덕후', '세계 국기 덕후', '이순신 덕후', '피라미드 덕후', '하수구 덕후', '원소 덕후', '전쟁 덕후' 등등등
몇 날 며칠 그것만 주야장천 끝을 볼 때까지 파는 아이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점은 그들의 부모님들이었다.
아이의 특징을 기본적으로 모두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계셔서인지
적극적으로 아이의 덕후 생활을 지지하고 함께했다.
나는 그들로부터 다양한 책과 박물관, 활동 등 참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카톡방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영재인 것은 맞지만
모두가 다 조기 입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비인가 학교나 대안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그저 나이대로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곳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아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올곧이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나는 그들의 그런 방식이 참 좋다.
그리고 이 방에선 아이들을 위해 한 달에 한번 정기 모임도 한다.
우연히 들어온 이 방, 참 좋다.
기회가 되면 우리 아이도 꼭 데리고 가야지. 결의에 찬 불끈!
우리 아이들은 영재든 영재가 아니든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될 아이들이다.
아직은 원석인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잘 다듬을 수 있게 나는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