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격리되고 7일 후 일반병동으로 옮긴 아빠를 병간호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때 우린 돈이 너무 없었고 간병인 금액을 지불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재밌는 건 내가 때마침 무직.
그래서 내가 하기로 했다.
덕분에 아빠랑 얘기도 많이 하고 병동에 오래 있을 줄 알고
보지 않을 책을 매우 많이 갔다 놓는 만행을 저질렀었다.
그리고 빨래는 샴푸와 린스 혹은 비누로 대행하고 물은 구입하는 거로 했다.
아빠를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같이 산책하고 이불정돈하고 이러는 게 그렇게 싫진 않았다.
아빠가 자면 자고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으며 수다 떠는 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아빠가 자기 언제까지 살 수 있냐는 물음에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었다.
그래서 왜 그런 걸 묻냐고 화를 냈었지...
아빠 치료를 안 받으면 한 달밖에 못 산다는 걸 어떻게 말합니까. 나도 사람인데 그런 말 못 합니다.
그래도 치료를 하면서 한 달을 조금 넘게 있다 퇴원을 하고 돌아왔다. 다음 달에 입원을 예약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