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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순이 Nov 06. 2024

망가져도 괜찮아

망가지면 뭐 어때

졸업하자마자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자신감에 가득 차있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준기간 없이 남들보다 먼저 취업했다는 자신감. 그 회사에 평생 다니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점점 희미해졌고, 9개월의 근무를 끝으로 첫 퇴사를 하게 되었다. 업무에 대한 부담감은 무서울 정도로 컸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두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퇴사를 한 사람들의 글을 열심히 찾아보며 나 자신을 안심시켰다.

이후에도 나는 여러 번 퇴사를 했고, 현재는 마음 맞는 회사친구들과 비교적 불행하지 않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에 퇴사를 했을 때는 망한 줄 알았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도망쳤지만, 다가올 미래가 무서웠다.
여러 번의 입퇴사를 반복한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별 거 아니라고.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 망해도, 망가져도 괜찮다는 유라(권나라)의 대사다.



"인간은요, 평생을 망가질까 봐 두려워하면서 살아요. 전 그랬던 거 같아요.

처음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 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망하면 뭐 어때. 망가지면 뭐 어때.
그냥 살면 되지.
어떻게든 내 사람들 부둥켜안고 살아가면 되지.
집착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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