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어제 비밀 연애 발칵 소동 이후 연락이 뜸할 줄 알았던 선배는 또다시 아무렇지 않게
나의 퇴근하기 몇 분 전 내가 일하는 미용실로 와서 일 마무리 하기까지 기다려주고 있었다.
"어제 나 때문에 잠 못 잔 거는 아니지?"
"나? 너무 잘 자서 문제였지"
선배 좀 어때 괜찮아?"
"그런 거쯤에 쓰러질 내가 아니기에 너 퇴근길 같이하려고 찾아왔지"
선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온 게 분명했다. 다행이었다.
"나 마무리 다돼 가니깐 조금만 기다려줘"
"어"
열심히 일 마무리될 즈음 민환선배와 나를
놀라게 하는 등장인물 바로 그(내 남친)이었다.
차라리 민환선배가 내남친의 얼굴을 몰랐더라면
...
내남친 등장에 선배까지 놀랄 일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남친에게 선배를 소개해 주려는 그 순간
민환선배는 손님인 척 남친 앞에서 내가
당황되지 않도록 나를 도와주었다.
편안히 남친과 인사해도 될 텐데...
선배가 굳이 손님인 척 할 필요가 있었는지 싶기도 했다.
손님처럼 계산 후 선배가 나간 후 곧장 따라 일 마무리를 한 나도
나와서 남친 그 사람과 퇴근을 하고 밖을 나오게 되었다.
내 남친과 퇴근길을 하라며 양보하고서 주변에 서서
그 사람의 차에 올라타
그의 옆 조수석 자리에 앉은 나의 얼굴을
남친 차 앞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며 서 있는 선배.
그런 선배의 모습이 신경 쓰이는 나
나는 남친과 함께 탄 그의 차로 인하여 길가에 서 있던 선배의 옆을 스쳐 지나가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 선배도 나도 각자 집으로 귀가한 시간.
내게 보낸 선배의 메시지
[오늘 너의 퇴근길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해]
오늘 같은 상황에 나와 함께해주지 못한
퇴근길이나 신경 쓸 때냐? 바보야!
넌 어쩜 존심(벨)도 하나 없냐? 바보야!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