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연애 발칵되다
늦은 저녁 민환선배로부터 걸려 온 전화 한 통
"여보세요"
" 헉... 헉... "
숨이 차디찬 목소리
"무슨 일이야?"
"....... "
말이 없다.
"말 안 할 거야? 전화 끊는다?"
"은혜야 ~"
"어"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할 말?... "
(골똘히 머리 굴려 생각해 보아도 모르겠다. )
"거친 숨소리는 뭐며? 난데없이 질문을 물어오는 건 뭔데?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딱 부러지게 할 말해"
"저기..."
"어, 되게 뜸 들이네... 다음에 얘기하든지"
"나 지금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마음이 답답해서 학교 운동장 몇 바퀴째 돌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너한테 전화했어."
"그래서 무얼 말하고 싶은 거냐고? 운동장은 또 왜? 그야말로 달밤에 체조네 아주 그냥..."
"너 sns 한참 뒤적이다가 너 딴 남자랑 다정히 찍은 사진을 보게 됐어. 아주 가까워 보이던데...
이 사진에 대해 설명 좀 해주겠니? 나 혼자 어림잡아 잘못생각하고 있는 거야?"
"어? 그게 말이지... (아주 당황스럽게 짝이 없어진 나 ) 그러니깐...
그래 이왕 이래 된 거 더 숨기면 뭐 하겠어. 말할게.
나랑 사귀고 있는 사람이야, 선배한테 숨기려고 숨긴 게 아니라...
선배 군대 가고 n번째 시간상 나 여럿 연애 했었어, 솔직히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
"일단 너랑 사귀는 입장이 아니라 네 잘못 아닌 거는 맞는 말인 것 같아, 그리고 내가 군대 있을 때 너 사귀고 있는 부분까지도 맞다고 할게.
그렇지만 내가 제대한 후 이야기라면 좀 달라지는 부분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해서 인지, 화가 난다기보다 답답해지긴 했어."
선배 자신의 생각을 이토록 조목조목 들어보긴 첨이라 그리고 틀린 말이 아닌지라 반박할 수 없는
내 입장이었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을 틈틈이 고백했을 때만 해도 얼마든지 얘기해 줄 수 있었던 부분이었을지 싶거든."
"미안해 선배"
"사과 듣자고 전화한 건 아니야, 앞으로는 그 어떤 부분 어렵게 생각 말고 편안하게 나한테 말하고
우리 사이에 불편한 비밀 같은 건 만들지 말자."
"그러도록 할게"
"네 연애 알았다고 해서 네 곁에서 떠날 일은 없어.
너를 향한 마음이 쉬웠으면 처음부터 내 마음에 너란 사람 담지도 않았고, 고백 시작도 안 했을 나야.
내 마음만 불편하면 되니깐, 네 마음마저 불편한 밤 되지 말고, 편안밤 되도록 해. 잘 자."
그동안 마음 졸여왔었던 비밀연애 발칵된 밤은 이렇게 흘러간다.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