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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오빠 생각이 나

오늘도 고마워

by 연두부

오빠, 오늘도 눈이 많이 왔어


오빠랑 재활병원 있을 때,

오빠가 여행을 간 날,

눈이 펑펑 와서

눈이 오면 오빠 생각이 많이 나

눈이 오면 오빠가 날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눈이 많이 와


예전엔 눈이 귀찮았는데

이젠 오빠가 나를 보고있나 하고 너무 반가워

오빠 생각을 하며 눈을 보니 춥기만 하지 않고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해


오늘은 워니 휴일 맞춰서

같이 스파 가서 목욕을 하고 왔어


아산에 있는 곳인데

우리는 아산 쪽은 한번도 안가봤더라

23년 겨울에 갔던 벳푸, 유후인 같은 노천탕이 있어서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눈이 오는거야

그래서 오빠가 지켜보는 것 같았어


그때 우리 정말 좋았다.

망설이던 여행들을 다 갔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 돼

많은 추억들을 꺼내며 오늘 하루를 또 버텨

오빠도 나랑 있었던 추억들 생각하며 나 보고 싶어도 잘 있어!

오빤 나 보고 있으려나? 그럼 좀 부러운데!


여기 와보니 우리가 찾던 목욕탕 인 것 같아서

같이 못와본게 많이 아쉽더라구...


그래도 오늘은

하루종일 오빠를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워니랑

오빠 얘기해서 좋았어

워니두 오빠 여행간게 실감이 안난대 나처럼...

오빤 모두의 기억속에 늘 그랬듯 함께 있을거야


그리고 워니가 오빠 화내는걸 한번도 못봤다고 하는데 오빤 정말 나에게 소리지른적이 단 한번도 없더라

어쩜 그럴 수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고맙네

그땐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말이야


우린 그래도 연애하면서도 같이 지내면서도

늘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지냈어서

후회가 남는 순간은 많이 없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말이야

그래서 다행이야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우리한테는 해당이 안되어서 말이야


오빠도 날 무지 사랑했고

나도 오빨 무지 사랑했어서 다행이야


눈이 와서 오빠가 더 보고 싶어서

목욕을 하니 오빠가 더 생각나서

짧은 편지를 남겨본다.


오늘도 고맙고

사랑해 오빠❤️


오빠와 함께 본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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