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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사랑

사랑은 늦게라도 옵니다. 단지 천천히..

by 김정룡


사랑에 목마름도

누군가를 간절히 연모함도

아니다


그냥


자유롭던 여행길이

혼자라는 사실로

외로운 여정 되고


겨울밤 아랫목에서

혼자라는 이유로

냉기가 느껴질 때


곁에 앉아

세월 겪은 내 모습

따뜻하게 바라볼

그런 체온을 그려본다


빛바래 어눌한

사랑 표현도

사람 냄새 물씬한

촌스러움도


아주 가끔

심장이 느껴지게 하는

그런 사람이면


나는

조심스레


늦사랑을

꿈꾼다




요즈음 솔로들의 데이팅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된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이제는 젊은 싱글뿐 아니라, 중년의 싱글들이 파트너를 찾는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일까? 전혀 관심 없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중년들이 출연해서인지 눈길이 간다. 누가 누구와 인연이 될지 궁금하다.


출연자의 사연을 듣고 있으면, 그들의 출연 결심이 대단해 보인다. 화면에 비친 건강하고 수려한 외모가 부럽다. 젊지 않기에 감정을 절제하는 모습도 공감이 간다. 늦은 나이에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고, 가보지 않은 길이다. 사랑해 보았기에 익숙해지는 거는 아니다. 아직도 서툴다. 실수하면 안 되는 무거워진 사랑이다. 출연자들도 긴장한다. 방송 편집의 힘이긴 하겠지만, 늦사랑도 풋풋하다.


사랑이 늘 그렇듯, 설렘과 기대, 불안과 열정이 뒤섞여있다. 사랑의 감정만 보면 젊은이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다만 나이 먹음이 사랑보다 사람을 게 만든다. 사람의 내면을 본다. 나와 맞는 사람이 누구일지 깊이 고민한다. 도중에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늦은 사랑이지만,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좋겠다. 아니 사람을 찾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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