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설 42화] 책이 가져다준 기적의 선물들

by U찬스


책이 도착하고 사람들에게 연락이 올 때까지, 찬희는 혹시라도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며칠 뒤 은영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지는 순간, 찬희의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찬희야, 잘 지냈어? 책 선물 고마워."

"어머, 언니! 책 잘 받으셨어요?"

찬희는 책을 받았을 은영의 얼굴을 떠 올리며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응. 선희한테 글 쓰고 있다는 얘기는 대충 들었는데, 책이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네. 네가 쓴 책 읽고 나니까 나 너무 힘나는 거 있지."

"아이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제가 더 힘이 나는데요.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언니."

그리고 은영은 찬희에게 더욱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나 책 내용이 맘에 들어서 주변 부동산 소장들에게도 한 권씩 선물로 줄려고 책 열 권 샀어, 얘.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소장들도 힘들어하는데, 네 책 보면 좋은 기운 받을 것 같아서."

​"오, 언니.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는데요. 아무튼 여러 모로 저한테 도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냐, 별말씀을. 하린 아빠한테도, 우리 하린이한테도 읽어보라고 할게.'


찬희는 은영에게 시간 내서 찾아뵙겠다고 인사하며 기분 좋게 전화를 마무리했다.


​책을 받은 수현에게도 연락이 왔다.

"찬희야, 나 깜짝 놀랐어. 이게 웬일이래!"

"어머, 언니. 잘 지내셨죠?"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에서 쉬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까지 낼 줄은 몰랐어. 진짜 대단한데?"


찬희는 수현에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에고, 대단할 것도 없어요. 그냥 언니가 주신 책 읽은 이후로 저도 한 번 해봐야겠다 생각한 건데요. 책 쓰게 된 것도 언니가 주신 책 덕분이에요."

그러자 수현은 찬희에게 놀랄만한 제안을 건네었다.

"나 가끔 독서모임에 나가는데, 이번에는 네 책으로 해 보자고 해야겠는데? 사람들 반응 좋으면 작가 초청도 할 테니 나와 줄 수 있지?"

수현이 책을 읽고 독서모임에서 이야기할 생각을 하니, 찬희의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작가 초청이라는 제안에 찬희는 부끄러움과 함께 웃음까지 밀려왔지만, 겨우 참아가며 대답했다.

"아, 네. 독자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하하"

더욱 믿지 못할 사실은, 선희가 다니는 은행의 지점장도 책을 대량 주문했다는 것이었다.
부점장이 된 선희의 동생이 낸 책을 거래처와 직원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책을 낸 이후 찬희에게는 상상도 못 했던 신기한 일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나의 연결고리가 또 좋은 일 하나를 물고 오는 신기한 일 말이었다.

포기하고 싶던 마음을 꾹 참고 매일 해 나가던 습관과도 같던 일로 인해, 주변에서 크고 작은 새로운 변화들이 생긴다는 것들이, 파생 효과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찬희에게는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책을 읽고 너무나도 힘이 났다는 부동산 소장 한 명은 상담 자리에서 책에 나온 문구를 인용하며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덕분에 계약이 성사되었다고도, 이후에 은영이 알려왔다.

또 수현은 독서모임에서 찬희의 책을 강력 추천해서 회원들이 책을 읽고 감상평을 공유했고, 그중 한 회원은 본인의 블로그에 서평글까지 올렸다고 했다.


맘 카페 회원 중 한 명도 본인의 SNS에, 찬희의 책에 대한 감상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유되었다.

찬희는 자신에게 과분하다시피 한 지금의 영광을 생각하자,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너무나도 고마워졌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내가 인생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었을까?'



keyword
월, 수, 토 연재
이전 12화[소설 41화] 기다림 끝에 다가온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