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서후엄마 찬희의 빛나는 날들2
16화
[소설 45화] 삶을 빛내 줄 소중한 조각들
by
U찬스
Jan 8. 2025
일본에 다녀온 이후, 찬희는 출판사와 논의한 대로 새 책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찬희야! 잘 지냈어?"
"언니! 덕분에 잘 지내고 있죠. 언니는요?"
은영은 잠시 뜸을 들이며 말을 이어갔다.
"음, 찬희야. 실은 우리 하린이가 찬희 작가님 소설을 내년 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가 봐. 단편 영화 형식으로 말이야. 혹시 써도 괜찮겠어? 네가 싫으면 내가 바로 안된다고 할게."
"어머나! 언니! 저야 너무나도 영광이죠!"
"아, 다행이네. 보통은 시나리오가 있는 기존 작품으로 하는데, 하린이가 소설 내용이 너무 좋다면서 직접 시나리오를 써 보고 싶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은영의 말에, 찬희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 글이 누군가의 졸업작품으로 만들어진다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찬희는 동그란 눈이 초승달이 될 정도로 기분 좋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언니, 고마워요. 하린이한테 괜찮으니까 마음껏 만들어 보라고 전해 주세요. 저도 영화 기대되는데요?"
"참.. 작가님 작품에 누가 안 돼야 할 텐데. 나도 하린이가 네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나중에 이불 킥할 수도 있으니까! 하하."
찬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은영과의 전화를 마쳤다.
그녀는 은영의 딸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녹여낼지 무척 궁금해졌다. 그리고 글이 영상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또 어떤 느낌이 들지, 가슴 한편이 기대감으로 가득 차 올랐다.
그 후로도 찬희는 간간히 연락이 오는 인터뷰와 강의에 응하면서 새 책의 집필을 이어갔다.
어느덧 몇 번의 계절이 바뀌면서, 새로운 책 작업과 바쁜 일정으로 시간은 유난히 빨리 지나갔지만, 찬희는 하린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에 대한 설렘만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뒤, 은영에게서 하린의 졸업 작품 발표회에 같이 가자는 연락이 왔다. 학교 안 대강당에서 졸업 작품을 상영한다는 것이었다.
하린의 학교이자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대학캠퍼스에 갈 생각에 찬희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진우와 함께 거닐던 교정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날 진우가 자신에게 해 주던 말도 떠올랐다.
"찬희야, 우리
학교 졸업하면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자."
그가 건넸던 다정한 미소와 따뜻했던 손의 온기는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찬희는 그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방에 누워 곤히 자고 있는 서후의 옆에 살짝 누웠다.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를 자신의 따뜻한 손으로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서후야, 엄마는 너랑 함께 하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해."
찬희에게는 진우와의 추억도, 지금의 이 현실도 모두 그녀의 삶을 빛내주는 소중한 조각들이었다.
keyword
소설가
손
소설
Brunch Book
월, 수, 토
연재
연재
서후엄마 찬희의 빛나는 날들2
14
[소설 43화] 멈추지 않은 걸음이 만든 길
15
[소설 44화] 혼자 서 있는 이곳, 일본
16
[소설 45화] 삶을 빛내 줄 소중한 조각들
17
[소설 46화] 숨바꼭질, 그리고 그때의 기억들
최신글
18
[에필로그] 내 안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서
전체 목차 보기
1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U찬스
직업
회사원
늦은 나이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U찬스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삶의 지혜들을 글에 잘 녹여서, 어제보다 오늘 더 기대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구독자
21
제안하기
구독
이전 15화
[소설 44화] 혼자 서 있는 이곳, 일본
[소설 46화] 숨바꼭질, 그리고 그때의 기억들
다음 1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