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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대표반찬! 소불고기

잘못된 만남? 갈아만든 배

by 이루나 Jan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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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요리 이야기를 하다 때때로 필요한 재료가 너무 많아서 어려워 보인다는 하소연을 했던 적이 있다. 길게 나열된 재료를 보다 보면 이미 리스트에서부터 압도되어서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도 하다. 나에겐 그런 재료 중 하나가 액젓이었는데, 마침 집에 있는 어간장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는 팁을 듣고 불고기를 도전해 보기로 했다. 소고기는 집에서 남편과 간단히 구워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새로운 방식으로 해 먹고 싶었는데, 한식 하면 대표적인 불고기를 요리해 보기로 했다. 불고기는 갈비찜 같은 요리보다 훨씬 간편해 보이면서 실패할 확률도 낮아 보였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사용한 재료

불고기용 소고기 300g

양파 약간

버섯 약간

파 약간

당근 조금


고기 밑간 재료

진간장 4숟갈

어간장 1숟갈 (액젓 대용)

설탕 조금

올리고당 2숟갈

참기름 1숟갈

다진 마늘 1숟갈

맛술 2숟갈

후추 조금

통깨 조금

갈아만든배 100ml



오늘은 평소와 달리 고기를 재우며 요리를 시작한다. 키친타월을 사용해 고기의 핏물을 닦아준다. 그리고 소고기 밑간을 하기 위한 양념을 넣어준다. 간장/어간장, 설탕/올리고당, 참기름, 다진 마늘, 맛술(사실 이번에도 진을 넣었다. 미안 남편:))에 야심 차게 준비한 갈아만든 배 음료수까지! 그 위에 후추와 통깨를 뿌려준 뒤 골고루 양념이 배도록 잘 버무려 주었다.


고기를 재울 때 갈아만든 배를 넣어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의욕적으로 준비했는데, 부어보니 탄산이 많아 이상하다 싶었다. 캔을 자세히 보니 갈배 '사이다'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 생각 없이 캔에 적혀진 제로만 보고 갈배도 슈가제로 마케팅을 한다 생각하고 집어온 것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정신 승리로 이어갔다. 준비하시는 분들은 구매하실 때 한 번 더 확인하시기를....(나중에 검색해 보니 사이다를 넣는 경우도 많았다.)


고기는 한편에 두고 야채 썰기를 시작한다. 얼려둔 표고버섯이 있어 버섯은 따로 준비해 두고, 양파와 파를 크게 썰어주었다.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바로 당근 채 썰기였다. 칼질이 서툴다 보니 채 써는 것이 익숙지 않고, 움직이는 당근을 잡고 조심조심 썰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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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오래 재지 않고 야채를 썰어준 후 건져서 바로 볶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기 때문에 강불에 살짝 볶아준 후 야채를 투하한다. 야채가 타지 않도록 잘 휘저어주고 적당히 익을 때까지 계속 볶아준다. 나의 경우에는 고기에서 붉은기가 사라지고, 양파가 갈색으로 살짝 변했을 때를 마무리하는 기준으로 잡았다. 양파가 너무 두꺼우면 오래 볶아야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야채 크기에 따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소고기이기도 하고 야채 대부분이 크지 않아서 오래 볶아주지는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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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편하도록 고기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었다. 불고기 맛의 대부분은 밑간에서의 간장과 단맛이 다 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K푸드답게 맛있었는데, 새삼 '내가 만들었는데 이런 맛이 난다니!' 하고 놀랐다. 고기를 잰다는 것이 난이도 있게 느껴졌지만, 바지락 해감처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요알못에서 요잘알이 되지 않을까 싶은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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