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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카레

feat. 돈가스 치트키

by 이루나

남편과 내가 주기적으로 사 먹는 간편식이 있다. 바로 카레! 어렸을 때부터 카레만큼 친숙한 요리가 있을까.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는데 심지어 건강에도 좋다니 말이다. 장을 보다가 고체카레인 골든커리가 눈에 들어왔고, 물가가 오른 만큼 카레도 금액이 만만치 않게 올랐음을 느껴 시도해 보기로 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카레를 하면 너무 많이 하시는 게 이해가 안 가고, 먹다 질려 투정을 부렸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요리를 하면서, 어머니들이 카레를 왜 들통에 하시게 되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고, 음식 투정과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 같다. 생각보다 메뉴 선정은 어렵고, 쉬운 메뉴와 쉬운 레시피로 해도 역시 음식은 정성이다(보고 있나 남편?!). 카레만 하기에는 뭔가 아쉬워 마치 카레점에서 사 먹듯 토핑을 추가로 준비했다. 실패할 수 없는 토핑인 돈가스다. 비상용으로 구비한 돈가스를 게임의 치트 키처럼 뿌듯하게 꺼내놓고 카레 준비를 시작한다.



사용한 재료

고체카레 1블럭

물 660ml

식용유

감자 1개

당근 1/2개

양파 조금

통마늘 조금

버터 10g


부가 재료

돈가스 1개



돈가스가 냉동이기 때문에 시간이 꽤 소요되어 먼저 에어프라이기에 온도를 올리고 카레 준비를 시작했다. 돈가스 포장지에 적혀 있는 대로 시간을 맞춰주고 카레 준비 시작!


골든커리라는 고체카레를 구매했고, 자세히 보니 12인분이라고 적혀 있어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양이 많구나.... 제품 1개에 두 블럭으로 나누어져 있고, 한 블럭은 4등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절반을 넣으면 3인분인데 별도로 남겨놓기에 애매해서 한 블럭을 다 사용했다. 이렇게 카레의 양이 많아지는 건가 싶은 순간이었다.


야채는 취향껏 넣으면 될 텐데, 나는 감자, 당근, 양파를 준비했다. 감자와 당근은 편하게 까져 있는 것으로 구매했다. 사실 가성비를 생각하면 흙 감자와 흙 당근이 더 저렴하겠지만, 다치지 않고 껍질을 깔 자신이 없었다. 대신 잘려있는 야채 팩을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도 한 단계 발전이라며 만족하기로 했다. 요리할 때마다 양파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양파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한 후 사용할 때 그대로 꺼내 쓰기로 했다. 감자와 당근, 통마늘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고, 팬에 식용유를 올린 후 중불에 볶아준다. 재료들이 익을 때쯤 카레 블럭을 조각내어 함께 냄비에 넣고 을 부어주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마늘을 볶지 않고 카레와 함께 넣었는데, 너무 물컹거려 구워서 올리는 것이 훨씬 맛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같이 볶아주기!)



약불에 올린 후 고체 카레가 눋지 않게 계속 휘저어 주었다. 카레가 풀어지는 순간 익숙한 향기가 올라오면서 직감적으로 맛있을 수밖에 없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고체 카레가 다 녹았을 즈음 버터를 하나 꺼내 녹여주었다. 버터가 들어가니 왠지 모르게 더 풍미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비장의 무기인 돈가스를 에어프라이어에서 꺼내 마치 카레가게에서 나오는 토핑처럼 자른 후 카레 위에 올려 마무리!



원래는 1/2 블럭으로 시작했는데, 야채의 양도 그렇고 남은 카레 보관도 애매해서 결국 6인분이 되어 버린 카레는 예상대로 다 먹지 못했다. 맛있었는지 다행히 남편이 꽤 많이 먹어 내가 한 번 더 먹을 정도의 양이 남았다. 남은 카레를 담으며 다음날 회사에 도시락으로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길에 잊지 않고 챙겨간 카레와 점심시간에 편의점으로 달려가 구매한 즉석밥 하나와 김치 하나로 금방 점심 준비를 마쳤다. 내가 한 요리로 싼 도시락이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도시락을 매번 준비해 주신 엄마께 감사하기도 했다. 여러 감정과 생각이 뒤섞이는, 가성비 좋은 두 끼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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